페르난데스 당선… 경제살린 남편 덕에 압승

▲ 28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현 대통령 부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54) 상원의원(왼쪽)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이로써 세계 역사상 첫 선출직 부부 대통령이 탄생했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현 대통령의 부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상원의원이 당선됨에 따라 이사벨 페론 전(前) 대통령도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전 세계에서 남편에 이어 부인이 대통령이 된 첫번째 케이스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1974년 당시 아르헨티나의 부통령이었던 이사벨 페론은 남편인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댄서 출신인 이사벨 페론은 지난 1960년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고(故) 에바 페론의 빈자리를 찾고 있던 페론 전 대통령의 세번째 부인이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국민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던 에바 페론과는 달리 이사벨 페론의 정치인생은 불운하기만 했다.

이사벨 페론은 집권한 지 21개월 만에 군부 쿠데타로 권좌에서 내려와야 했고, 5년간의 가택연금에 이어 스페인 망명을 선택했다.

특히 그녀는 집권기간 반체제 인사 살해에 연루된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망명지에서도 두다리를 뻗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르헨티나 법원은 이사벨 페론에 대해 인권침해 등의 혐의로 체포명령을 내린 상태다.

서방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란 명예가 땅에 떨어진 셈이다.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페르난데스 상원의원은 남편에 이어 권좌에 오른다는 점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면에서 이사벨 페론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페르난데스 의원은 댄서 출신인 이사벨 페론과는 달리 변호사 출신이다.

또한 이사벨 페론처럼 유력 정치인의 부인으로 선택된 것이 아니라, 남편보다 먼저 정치권에 입문한 뒤 남편을 내조해 대통령까지 당선시킨 것도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그녀는 또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저소득층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등 정치인으로서 독자적인 생존능력을 인정받은 상태다.

빼어난 외모와 함께 남편에 이어 아르헨티나의 대통령까지 지낸다는 등 간과할 수 없는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정치인생이 결코 비슷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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