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에서도 런던올림픽의 금메달 소식은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그중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금메달을 선사한 선수들의 스토리는 감동적이다.

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딴 양학선은 가난을 극복하고 일궈낸 금메달이었다. 너무 가난하여 부모님들은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으며 태능선수촌에서 받는 훈련비를 아껴 부모님에게 생활비로 보내주는 효자이기도 했다.

그는 최고의 난이도인 '양1' 이라는 기술을 개발 최고 점수를 받으며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에서 양1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는 양학선 뿐이며 결승전에서 비록 착지에 불안했지만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

양 선수에 대해 해외 유력 방송매체인 CNN도 관심있게 보도했다. CNN은 '한국 체조 금메달리스트, 무일푼에서 부자로 도약하다'라는 제목으로 양 선수의 드라마 같은 성공 스토리를 전했다. 한국의 한 농촌에서 작은 비닐하우스 가건물에 살고 있는 그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인생역전을 이뤄냈다고 보도한 것이다.

CNN은 "굴지의 기업인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5억 원의 격려금을 내놨으며 삼라건설이 약속한 2억원 짜리 아파트, 체조협회가 준비한 1억 원의 포상금과 농심라면이 평생 라면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며 인생역전의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나라 선수의 성공스토리를 CNN이 보도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양학선은 이번 금메달 획득으로 정부 포상금 6000만 원을 비롯하여 대한체조협회 포상금 1억 원, 대한체조협회장인 정동화씨가 약속한 1억 원 등 포상금만 2억6000만원을 받는다. CNN 방송이 주장한 것 처럼 인생역전을 이룬 것이다. 이같은 각계의 후원은 가난을 물리치고 최고의 난이도를 구사하는 양 선수의 성공 스토리가 감동을 줬기 때문일 것이다.

또 이번 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딴 유도의 송대남 선수와 김재범 선수는 체급을 올려 성공한 케이스로 화제를 모았다. 81㎏ 급을 제패한 김재범은 2007년까지는 73㎏ 급이었다. 이 체급에는 이원희, 왕기춘이라는 쟁쟁한 선수가 있었다. 이들에 밀려 어쩔 수 없이 한체급을 올린 김재범은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그런데 김재범에게 자리를 뺏긴 선수도 있었다. 바로 송대남이었다. 81㎏급 최강이었던 송대남은 김재범이 체급을 올려 나타나는 바람에 2인자로 전락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눈물을 머금은 송 선수는 체급을 90kg급으로 올려 32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올림픽에 첫 출전하여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금메달이 확정되고 그는 정훈 감독에게 큰절을 했다. 알고 보니 그들은 동서지간이었다. 정 감독의 막내처제가 송 선수의 아내였던 것이다.

사상 처음으로 2관왕이 된 진종오 선수와 은메달 주인공 최영래 선수의 이야기도 훈훈하다. 이들은 룸메이트이면서 경쟁자가 됐다. 사격연맹은 최영래에게 진종오를 보고 배우라며 룸메이트로 지정해줬다.

진종오는 "국제대회에 나올 정도면 경쟁자인데 같은 방을 쓰는게 힘들기도 했다"고 털어 놓았으며 최영래는 "진종오 선배가 핵심적인 경기 기술을 시원스럽게 털어놓지 않아 아쉬운 면이 있다"고 밝히기도 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동료이지만 경쟁자여서 서로가 도움을 주는 관계가 된것이다.

4개의 금메달 중에 3개를 석권한 양궁도 국민들에게 행복을 선사했다. 기보배 선수와 오진혁 선수는 개인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둘이 연인 사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총각 처녀들의 부러움을 샀다. 이래저래 이번 올림픽은 금메달 수 만큼이나 화제도 많아 국민들을 즐겁게 하고 있는 것이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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