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를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 첫 인상을 물으면 대부분 가로수길의 정취를 이야기 한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숲처럼 뒤덮힌 플라타너스 가로수에 매료되는 것이다. 봄이면 봄대로, 여름이면 여름대로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져 더욱 아름다운 길이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가로수길을 찾고 영화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은지도 모르겠다.

가로수길 다음으로 많이 찾는 곳은 상당산성이다. 높지 않은 산에 정교하게 쌓여진 성이 참으로 신기하면서도 조상의 지혜를 느끼게 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토속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도 많아 더욱 인기다. 최근에는 건강을 위해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청주어린이회관에서 산당산성까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주말에는 수천명이 이 코스를 이용하여 등산을 하며 매일 오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직지도 청주의 자랑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금속활자 인쇄가 청주에서 시작됐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고 자랑스러운 것이다. 직지는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서 간행됐으며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문화유산이다.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청주시 운천동에 세워져 있다. 그런데 직지 원본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고 청주에는 영인본만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청주시는 직지 원본을 찾기 위해 수년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과거 청주를 교육의 도시, 예술의 도시라고 말했다. 다른 중소도시에 비해 유난히 대학 등 교육기관이 많았으며 예술인들의 활동도 활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청주를 교육의 도시 혹은 예술의 도시라고 말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대학은 다른 도시에도 많이 세워졌고 예술인들의 활동도 청주보다 더욱 활발한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청주를 오히려 산업도시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청주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하이닉스, LG 등 대기업이 많이 들어섰으며 청주시도 교육이나 예술보다는 산업을 육성하는 시책을 펴 급속히 산업화 하고 있다. 지방경제가 좋아지려면 교육이나 예술 보다는 산업이 발전해야 한다. 이같은 정책이 잘 맞아 떨어져 청주시가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청주의 발전에 힘입어 인근 청원군도 덩달아 발전하고 있다. 오창과학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오송에는 고속철도분기역과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입주 새로운 산업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주와 청원의 통합이 2014년 7월 가능하게 됐다.

청주·청원 통합은 대전시, 세종시, 청주시가 트라이 앵글로 상호 발전하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인다. 청주, 청원 통합이 그래서 의미가 있다. 충북도는 장차 통합 청주시가 인구 100만의 대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인구의 증가 뿐 아니라 산업, 서비스, 관광 등 각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되는 것이다.

청주·청원 통합을 앞두고 현재 통합시 명칭에 대한 공모를 끝내고 여론조사에 들어갔다. 이는 청주·청원통합협의회가 통합시 명칭을 공모를 통해 확정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통합을 위해 이같은 절차를 밟기로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통해 청주시 이외의 명칭이 결정된다면 엄청난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실적으로는 청주라는 명칭보다 더 좋은 이름은 없기 때문이다.

고려시대부터 쓰여진 이름인데다 충북의 도청소재지 하면 청주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를 버리고 다른 이름을
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일부 시민단체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명은 역사성이 중요하다. 청원군의 뿌리도 청주다. 어떤 경우라도 청주라는 명칭이 사라져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청원군민들도 알아 주기를 바란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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