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의 자녀들이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서민가정의 가장인 아버지의 월급 보다 2.5배 가까운 자녀들의 대학등록금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야 할 시간에 '알바'라는 시간과의 싸움터로뛰어가야만 하는 불행한 시대에 자녀들이 내몰리고 있다. 빵집, 피자집, 갈비집, pc방, 편의점 등 마음만 먹으면 학생들의 알바는 곳곳에서 손짓을 하고 있다. 해수욕장 횟집에서조차도 24시간 밤샘 알바를 시키는 등 아르바이트생들의 인권이 벼랑끝까지 몰리고 있음에도 사회지도층에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0일 자신의 고용주로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한 뒤 서산의 한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여대생이 마지막 남긴 메시지가 사회적 현실의 문제점이 심각성을 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인데도 상대적으로 약자인 아르바이트생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여대생은 죽음으로 진실을 밝히고 가해자의 죄를 세상에 알려 법과 여론의 심판을 받게 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보여진다. 인터넷에서도 연일 올라오는 성폭력에 관한 상담 사례를 보면 피해자가 고교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서울에서 사무보조를 위해 알바를 했던 한 여고생은 사장이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면서 "애인 해주면 시급을 2배로 올려 줄게" 등의 말을 서슴없이 꺼내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돈을 받기 전이라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는 내용을 올렸다. 우리 자녀들이 사회에서 바로서고 마음껏 웃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조성이 시급하다. 아르바이트생들이 고용주의 부당한 요구를 당당히 거부하고 고용주의 실태를 신고할 수 있는 성폭력 관련 법을 제정하고 상담처를 신설해 청소년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



/장영숙 태안 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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