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빚던 충북적십자사 회장직이 일단락됐다. 대한적십자사는 28일 충북지사 회장에 성영용 후보를 인준했다. 지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적십자사 사태가 20일 만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그간 충북도와 한적 본사, 충북지사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며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회비 모금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는 충북도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한적을 압박했고, 자자체의 도움이 절실한 한적은 충북도의 눈치를 보며 인준을 차일피일 미뤘다. 양 기관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에 적십자사는 '정치색'에 휘말리고 있다는 불명예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에는 적십자사 식구들끼리 성 회장의 인준 여부를 놓고 상반된 의견을 표출하기도 했다. 적십자사는 순수한 봉사단체이다.

어떠한 외부 입김에도 흔들림 없이 제길을 가야 한다. 성 회장이 최종 인준되면서 논란은 이제 끝났다. 해묵은 갈등은 이제 벗고 화합만이 진정한 봉사단체로 거듭날 수 있다. 충북도는 차제에 도지사의 '전리품'으로 여기던 회장 추대 관행을 과감히 깨고, 회장 선출의 전권을 적십자사에 일임해야 한다. 한적 충북지사 역시 지자체에 의존하던 회비 모금 방식에서 벗어나 자생할 수 있는 길을 끊임없이 연구해야겠다. 적십자사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각이 예전 같지 않다. 도민들의 입장에서는 '회장직'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인 충북도나 적십자사가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적십자사는 하루 빨리 훌훌 털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겠다. 충북도는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는 우리 이웃을 보듬어주는 적십자사의 봉사활동에 힘을 보태야 한다. 예상치 못한 '태풍'에 할퀸 한적 충북지사가 예전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박성진 사회·교육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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