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세월을 견뎌 온 SK하이닉스는 그만큼 의지도 단단해 보인다.

LG에서 현대로, 하이닉스에서 SK로, 그동안 주인도 많이 바뀌었다.

회사 사정이 그래서인지, 하이닉스는 지역에서 정말 조용한(?) 회사였다.

그런데 SK가 인수한 이후부터는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 여론에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하는 빛이 역력하다.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직원들은 그대로인데 태도는 완전히 변했다.

언론과의 접촉도 뜸했던 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 출범이후에는 그 반대가 됐다.

본사팀까지 먼길을 마다않고 직접 지역을 찾고 있다.

이런 긍정적 변화의 배경에는 분명, SK가 있다.

SK는 인수 후 최소 핵심 인력만 배치하고 대부분 중간급 이상 간부들 자리를 보전시켰다.

큰 틀에서만 그룹의 의사를 전달할뿐 모든 업무 처리는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

대표이사도 오늘날의 SK하이닉스를 이룬 장본인, 권오철 사장이다.

사실 SK가 의도했던 아니든 그런 작전은 절묘하게 성공하는 모양새다.

직원들은 안정감을 갖고 전보다 더 성실하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럽 반도체 시장 악화만 아니었다면, 실적을 크게 낼 수도 있었으리라 사료된다.

흥하게 하든 망하게 하든 기업을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SK가 그런면에서 하이닉스의 사람을 믿어주고 힘을 실어준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분명 달라진 SK하이닉스가 제대로 일을 낼 날도 멀지않아 보인다.



/이정규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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