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면서부터 심각한 내분 상태에 빠져들더니 이제는 공식 행사장에서 싸움까지 벌이는 등 갈피를 못 잡고 추태를 부리고 있어 한마디로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1일 제천시문화예술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영유권 문제로 한국과 일본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동단 독도에서 의병의 본향 제천을 알리고 의병 후예들의 확고한 독도사랑 의지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2박3일에 걸쳐 독도수호를 위한 '혼불 성화식'을 가졌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제천시의회 김호경 의장을 비롯한 10명의 의원들은 독도로 향하면서부터 추태를 부리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도에서 열리는 혼불 성화식 시간이 변경되면서 행사 시간에 맞게 현장에 도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 시의원들은 행사 진행 요원들과 배표를 바꾸는 과정에서 담당 과장을 배제하고 국장을 상대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 등 권의 의식을 내세워 가면서 까지 배편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추태는 계속돼 숙박업소 옥상에서 여성 의원인 O모 의원과K모 의원이 멱살잡이까지 하는 심한 몸싸움까지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아무튼 일정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이에 대비하지 못한 집행부에 대한 잘못한 탓도 있지만, 의원들 간의 폭력 시비와 권의 의식은 의병의 고장 제천과 독도사랑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를 역행한 만큼 시의원이 그렇게 대단한 직위라면 분명 그에 대한 책임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제천시의원들은 요즘 최고의 '권의주의자'로 꼽힌다.시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다는 이유일 것이다. 여기에 무보수에서 웬만한 기업 수준에 맞먹는 정도의 보수에 본인이 감옥에 갈 만한 큰 잘못을 하지 않는 한 4년의 임기는 보장된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의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한심할 정도가 아니라 자질론까지 의심되고 있다. 툭하면 내분 갈등에 의원들 간 말다툼을 벌이더니 이제는 건물 옥상에 올라가 멱살잡이에 몸싸움까지 벌이는 추태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것도 의병의 본향 제천을 알리고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맞서 의병 후예들의 확고한 독도 사랑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의 행사장까지 가서 있을 수도 없지만 있어서도 안될 추태를 보인 의원들은 이제 시민들로부터 지탄받는 것 보다는 스스로 본인들이 알아서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다. 급기야 물의를 빚었던 의원들은 사과문을 냈지만 관내도 아닌 먼 독도까지 가서 부린 추태를 전국에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는 비난은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아무리 봐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는 의원도 있는가 하면, 흙탕물을 일으키는 의원들도 있지만 반성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의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민들이 나서 더 이상 보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분명하게 잘못된 부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만 한다.

의원들이 시민들을 두려워하면서 몸을 사리게 되는 것은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뜻이 모아져 여론의 물줄기 방향을 잡는 시민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임기도 반이 넘게 지나 남은 임기는 2년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남은 임기 만이라도 보수를 받고 헛된 일에 소비를 하지 않도록 강한 질책과 책임을 가해야 할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시민들을 무시하는 의원들은 다음 선거에 나설 생각을 버리고 스스로 물러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해야 한다. 의원은 의원다운 모습을 보일 때만 지역 주민들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는 생각을 갖도록 이 기회에 시민들이 따가운 질책과 엄격한 책임이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

/박장규(제천·단양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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