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因緣)이라는 말이 있다. 국어사전에는 인연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 또는 사람이 상황이나 일, 사물과 맺어지는 관계'라고 설명되어 있다. 남남인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어 함께 사는 것이 대표적인 인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그 수많은 남녀 중 부부의 연을 맺어 평생을 아옹다옹 함께 사는 것은 연분 중에도 가장 큰 연분이다.

요즘 대선 후보간 치열한 혈전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후보들로써 반드시 이겨야 할 적수지간이지만 대단한 인연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 새정치국민회의의 김대중 후보,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국민신당을 창당한 이인제 후보가 나섰다. 결과는 김대중 후보의 당선이었다. 당시 이인제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이회창 후보가 당선됐을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국 이인제 후보는 같은 여당이었던 이회창 후보가 낙선하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안철수 후보와는 어떤 인연이 있을까. 만약 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이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오세훈 전 시장이 될것이다. 오 전 시장 때문에 안 후보가 정치권 전면에 등장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오 전시장은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낸후 서울시장에 나서 제33·34대 시장이 됐다. 이때만해도 차기의 가장 유력한 대통령감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한후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상급식을 놓고 시의회의 민주당 의원들과 갈등을 겪던 중 이를 돌파하려고 지난해 8월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주민투표전 무릎을 꿇고 시민들에게 투표소에 나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표율이 33.3%를 넘기지 못해 개표도 하지 못하고 무산됐다. 결국 그는 그 책임을 지고 8월 26일 사퇴했다.

주민투표는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주민투표가 무산됐다고 하여 시장직을 사퇴할 이유는 없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도 시장직 사퇴를 강력히 반대했다. 결국 그는 무모하게 주민투표를 실시하더니 사퇴하지 않아도 될 서울시장직도 내놓았다.

그러자 급부상한 사람이 바로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 원장이었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안 원장이 급부상하기 시작했으며 단번에 여론조사 1위에 올랐다. 그는 나서기만 하면 서울시장이 되는 형국이 됐다. 그러나 범야권의 다른 후보인 박원순 당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과감히 양보했다. 그리고 박 후보는 이에 힘입어 서울시장이 됐다.

안 원장의 서울시장 양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고 기존 정치인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결국 그는 지금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까지 오른것이다.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을 사퇴하지 않았다면 안 후보는 지금도 서울대에서 원장이나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좋은 인연 나쁜 인연 수많은 인연이 있다. 오 전시장과 안 후보 또 박 후보까지 이들은 과연 어떤 인연인지 두고봐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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