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검찰 행태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우선 부장 검사가 사기꾼과 기업들로부터 10억원에 가까운 엄청난 뇌물을 수수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그는 그동안 수많은 피의자를 불러 죄를 추궁하면서, 뒤에서는 검은 돈을 스스럼 없이 챙겼다는 것이어서 얼마나 염치없는 사람인가 나무라지 않을 수 없다.

초임 검사는 여성 피의자와 사무실에서 유사 성행위를 하고 이틀이 지나서는 아예 모텔로 데리고가 성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피의자를 조사하는 집무실에서 피의자에게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다니 한심하다. 검사 집무실이 얼마나 신성한 곳인가. 모텔로 가는 길거리 차 안에서도 유사 성행위를 했다니 대담한건지 정신이상인지 구분이 안된다.

이런 검사를 검찰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기각됐다. 오기가 생긴 검찰은 또다시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또 기각되는 망신을 당했다. 영장담당 판사는 '뇌물수수죄가 적용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일반인이 봐도 여성 피의자의 성행위를 뇌물공여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한상대 검찰총장이 사퇴했다. 한 총장이 사퇴하는 모습도 깔끔하지 못했다. 당초 검사장급 간부들이 사퇴를 종용했으나 이를 거부했다가 정치권도 청와대도 한 총장에게 등을 돌리자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모습이었다. 검찰총장 사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도 사퇴할 것이라고 한다.

한상대 총장은 사퇴의 변에서 "최근 부장검사 억대 뇌물사건과 피의자를 상대로 성행위를 하는 등 차마 말씀드리기조차 부끄러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크나큰 충격과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하고 "밤새 고민하다 결국 깨끗이 사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누를 안 끼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당초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재신임을 묻는 형태의 조건부 사표를 낼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한 것이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도 "감찰 문제가 종결되는 대로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퇴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로써 검찰총장과 중수부장이 동시에 불명예 퇴임하는 초유의 사퇴가 발생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부장검사의 언론 대응 방안을 조언한 의혹이 있다는 최 부장에 대한 감찰이 시작되면서 불거졌다고 한다.

이같은 일련의 사퇴를 보면서 86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총체적인 부정, 비리와 난맥상은 단순히 검찰총장 한명의 사퇴만으로 무마될 일이 아니다"며 "무소불위인 검찰 권력을 분산시키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통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검찰 개혁은 다음 정부에게 넘어갔다. 과연 어떻게 개혁하여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고심해야 할것이다. 우선 중수부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이 거론될 수 있다. 그리고 기소배심원제도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모든 개혁안은 검찰보다는 정치권이 중심이 돼 논의돼야 한다. 대부분이 법을 개정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검찰도 진정으로 자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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