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판사판 난타전
민주통합당이 문제인 후보의 비방 댓글 의혹을 제기한 국정원 여 직원 김모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김씨도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에 대해 감금 혐의로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고, 국정원도 고발키로 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 측의 공세에 대해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한다"고 밝혔고, 문 후보 측은 "전면적인 역 네거티브에 다름 아니다"고 비난했다. 경찰이 수사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발표하자 민주통합당이 경찰의 선거 개입을 주장하는 등 말 그대로 '이판사판' 난타전이다. 선거 초반 후보자들이 입에 달고 다니던 '대통합'이나 '새정치'는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국민들이 잘살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겠다고 제시한 정책들은 비방전에 가려져 어느 구석에 숨겨졌는 지 보이지도 않고, 국민들은 혼란 속에 빠졌다. 비방전에 올인하면서 자연스럽게 국민들 선택의 기회마저 빼앗아 버린 셈이다. 오죽하면 문 후보 지원에 나선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여·야 후보 모두를 비판했겠는가. 안 전 후보는 대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 자신의 트위터에 여·야 네거티브 공방전과 관련, 일침을 가했다. 안 전 후보는 '과정이 이렇게 혼탁해지면 이겨도 절반의 마음이 돌아선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부끄러운 승리는 영원한 패자가 되는 길이다. 국민은 그런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의미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음에도 여·야 모두 자신들의 잣대로 해석하는 등 소가 웃을 행태를 보였다.
- 집권 야욕만 드러내
선거전 내내 장기간 경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의 고충은 완전히 무시됐다. 먹고 사는 게 힘겨운 국민들에게 대선 후보들이 희망의 빛을 보여주기는 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집권 야욕만 드러냈고, 늘 그랬듯이 민생은 뒷전이었다. 환영받고, 축복받아야 할 대통령 선거가 오히려 국민들을 신물나게 만들었다. 네거티브에만 열을 올려 국민들의 눈을 흐리게 만든 최악의 선거지만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국정 최고책임자를 뽑는 소중한 일 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선거는 보수와 진보의 뚜렷한 대결로 역사의 물줄기가 어디로 흐를 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다. 진흙탕 선거전 속에서 옥석을 분간하기 어렵겠지만 정확한 눈으로 현명하게 후보를 선택하자. 그 것 만이 국민들을 우습게 본 정치권에 본때를 보여주는 일이다.
/김헌섭 편집부국장(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