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 이들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러면 이들이 문 전 후보에게 도움이 됐을까.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 후보도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에 일등공신은 이정희 전 후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정희 후보는 1차 TV토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질문과 답변에 있어 일반인의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이 자주 드러났으며 돌발 발언으로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 전 후보의 발언이 과격해지자 TV를 끄기도 했다.

이 전 후보는 2차 토론을 마치고 3차 토론 전에 후보직을 사퇴했지만 이 전 후보의 과격 발언은 결과적으로 문 후보가 낙선하는데 일조한 것이다. 박 후보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 전 후보의 토론을 본후 '반드시 투표하여 박 후보를 당선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보수층 대결집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이다. 50대 이상의 투표율이 높아진 것도 이같은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안철수 전 후보는 문 전 후보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 물론 선거 막판에 공동 유세를 하기는 했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대체적은 평가다. 우선 안 전 후보는 '아름다운 단일화'를 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단일화 방법에 이견이 있었다 하더라도 안 전 후보는 경선을 통해 후보직에서 물러났어야 했다. 경선으로 문재인 전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됐다면 경쟁력이 훨씬 강화 됐을 것이다.

안 전 후보는 아무런 사전 예고없이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정치권이 변화와 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똑같이 하는 행태가 달라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못한 발언으로 결국 문 전 후보에게 타격을 주었다.

이후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는 했지만 능동적인 행동이 별로 없었다. 선거 막판에 부산에서 합동 유세를 했다. 그러나 마지못한 행동으로 보여져 유권자들을 감동시키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낙선을 미리 예측하고 자신에게 쏟아질 질타를 모면하기 위해 지원 유세에 동참했다는 말까지 들린다. 결론적으로 안 전 후보는 문 후보를 위해 별로 한 일이 없다. 오히려 선거기간 홀로서기 준비를 한것이 아닌가 의심이 간다. 그는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전 이미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물론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가 낙선한 것이 이정희 전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 때문만은 아니다. '보수 대 진보'의 대결에다 '박정희 대 노무현'의 구도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보수층 결집의 요인이 됐다. 민주당 내에서도 '친노 대 비노'의 대립으로 문 후보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선거 막판에 터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결과적으로 문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북한에 퍼준 결과가 핵 실험과 로켓 발사가 아니였냐는 지적이 나온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로켓 발사보다 이정희 전 후보의 과격 발언이 문 후보에게 치명타가 됐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제3자 때문에 문재인 후보가 정권을 교체하는데 실패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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