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충북은 인연이 깊다.

그 시작은 지난 1980년럭키(현재 LG화학) 공장이 청주산업단지에 들어오면서부터였다.

럭키에 이어 LS산전으로 분리된 금성계전도 비슷한 시기에 입주했고, 금성사(현재 LG전자)가 1985년 공장을 지었다.

지난 1988년에는 금성일렉트론(LG반도체, 현 SK하이닉스)까지 들어오면서 산업단지에는 LG 옷을 입은 근로자가 가장 많았다.

LG가 재계 상위권에 랭크되기까지 충북과의 연관성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LG가 최근 6개 계열사 대단위 연구개발(R&D)단지를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건립한다는 소식이다.

화학, 전자, 하우시스, 이노텍, 생명과학, 디스플레이의 차세대 성장엔진을 위한 융복합 R&D센터다.

2014년 착공해 2020년 마무리할 예정인데, 1만4000여명이 일하게 된다.

오는 2021년부터는 해마다 6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이 예상되고, 생산유발 효과는 19조원 이상이다.

이곳에서는 △에너지 △전기차 부품 △리빙·에코 △헬스케어 등 4대 차세대 성장엔진동력 관련 제품이 개발된다.

중소·벤처기업 지원사업과 산학협력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LG는 이번 일이 "서울시와 진행해온 협상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언론에 알렸다.

기업 성장을 위해 박수를 보낼만한 일이다.

단지 충북도나 각 시군이 서울시처럼 적극적인 유치 노력이 있었는가에 대한 아쉬움은 느껴진다.

수십년을 가동한 LG의 공장 생산라인은 포화상태에 도달했다고 한다.

음성에 부지 매입 계획을 세웠던 LG생활건강은 천안에 땅을 사들였다.

물론 그곳으로의 이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장담할 수만은 없다.

LG전자도 경기도 평택에 생산라인을 증설하면서 청주 일부 라인을 정리했다.

언제든 상황이 되면 기업은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인연이 오래됐다고 해서 LG가 영원히 충북에 둥지를 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기업은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충북도와 각 시군은 명심해야 한다.



/이정규(경제부 부장)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