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癸巳)년 올해는 뱀의 해다. 뱀 해는 60간지로 볼 때 딱 절반인 30번째 해에 해당한다. 음양으로 보면 계(癸)는 물, 사(巳)는 불로 볼 수 있다. 물과 불을 극(極)과 극(極)이다. 극과 극은 정반대이지만 잘 융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불로 물을 잘 데우면 따뜻한 온수가 된다. 온수는 겨울철에 특히 유효한 물이다. 결국 어떻게 화합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보수와 진보도 극과 극이지만 잘 화합하면 온수처럼 따뜻한 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후 보수와 진보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보수와 진보 뿐 아니라 세대간 갈등도 심화됐다. 20~30대와 50~60대로 확연하게 갈린 것이다. 젊은이들은 정권 교체를 요구했지만 기성세대는 안정적인 국가 경영을 바랬다. 지난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젊은층과 기성세대를 떠나 화합하고 배려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다.

새해 키워드는 '코브라 트위스트'라고 말한다.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는 김난도 교수가 발표한 2013년 트렌드 주제어다. 날 선 사람들의 도시(City of hysterie), 난센스의 시대(OTL…Nonsense!), 스칸디맘이 몰려온다(Bravo Scandimom), 소유냐 향유냐(Redefined ownership), 나홀로 라운징(Alone with lounging), 미각의 제국(Taste your life out), 시즌의 상실(Whenever U want),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It's detox time), 소진사회(Surviving burn-out society), 적절한 불편(Trouble is welcomed)의 머리말을 따 만든 말이라고 한다.

코브라 트위스트는 원래 프로레슬링이나 격투기에서 상대로부터 항복을 받아내는 필살기의 이름이다. 김 교수 역시 뱀의 해를 맞아 각자의 필살기를 갖추기 바라는 마음에 이 같은 신조어를 만들었을 것이다. 올해는 세계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필살기가 있어야 요즘같은 경제 불황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이다.

'궁(弓)'자는 뱀이 웅크리고 있는 모습과 같다. 뱀이 적을 만나면 몸을 쭉 펴서 날아오르듯 공격한다. 이 모습이 바로 활이 날아가는 모습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활을 뱀 모습을 그려 '弓'자로 했다는 해석도 있다. 상대를 공격할 때 화살이 날아가듯 잽싸고 능숙하게 공격하는 것이 뱀의 습성이다. 화살을 잘 쏘았던 우리 민족은 그래서 뱀과 깊은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뱀을 영리한 동물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뱀을 두려워 하고 무서워 하지만 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애완동물로 집에서 기르는 것을 보면 뱀이 혐오감만 주는 동물은 아닌것 같다. 뱀은 또 현명한 존재로 생각되었다. 허물을 잘 벗어 재생과 불사신의 심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 때문에 뱀은 강력한 치유력을 지니고 있는것으로 믿었으며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는 뱀이 감긴 지팡이를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올해는 코브라 트위스트 필살기와 뱀 같은 지혜로 경제를 살리고 양극화를 치유하여 도약의 새시대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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