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침, TV를 켜자마자 뉴스에서는 마치 국가 재난 사태가 난 양 대대적인 보도를 해댔다.

충북 청주에서 불산이 유출돼 큰 일이 났다는 내용이었다.

방송은 2500리터의 불산이 유출돼 소방 인력이 긴급 투입되고 사람이 다쳐 병원에 후송됐다고 했다.

메이저, 마이너 할 것 없이 전국 언론사마다 앞다퉈 속보성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덕분에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출근하자마자 사방에서 전화가 왔다.

거기가 어디냐, 어디하고 거래하냐, 어떻게 된 것이냐 등등.

이시종지사도 출동했다. 산업단지관리공단은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그런데 문제는 정확한 내용 파악이 안돼 있다는데 있다.

회사는 유리를 만들지 않는다. 휴대전화와도 관계가 적다. LCD생산업체다.

유출량은 2500이 아닌 1500리터고, 1000리터는 뽑아냈다.

부서진 부위도 PVC파이프가 아니고 탱크와의 이음 부분이다.

외부 유출도 안됐다. 공기에서도 없었다. 다친 사람도 비교적 경미한 정도다.

이정도면 사실 업체에서 소방서에 신고만 안했더라면 아무도 모르고 지나갔을법도 하다.

이번 사건은 인재라는 점에서 두말할 나위없이 비난받아 마땅하다.

또 앞으로 절대로 이런 사고가 발생해서는 절대 안된다.

하지만 사고가 터졌을 때 제대로된 사실을 아는 것도 향후 방향키를 잡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정규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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