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는 같은 것과 다른 것이 뚜렷하다. 우선 재판관 출신이라는 것이 같고 인사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같다. 그러나 뚜렷하게 다른 것이 있다. 이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이후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사퇴 여부를 밝히지 않아 정부와 여당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반면 김 전 후보자는 여러 의혹이 불거진후 곧 사퇴하고 인수위원장 임무만 수행하고 있다.

우선 이 후보자의 행동은 참으로 이해 하기 어렵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많은 의혹이 제기돼 사실상 낙마한 것이나 다름 없는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도 어렵고 국회의장의 집권 상정도 기대할 수 없다. 지금으로는 그가 사퇴하는 것이 순서인데 10여일이 지나도록 끔쩍도 하지 않는다. 이로써 헌재소장의 공백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후보자는 특정 업무 경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낙마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특정 업무 경비를 개인의 통장에 넣어 사용하므로 공금을 유용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이것이 관례이고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아무리 관례이고 다른 재판관도 그렇게 사용했다 하더라도 헌재소장이 되려는 사람이 이같은 잘못을 저질렀다면 당연히 사과하고 사퇴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아직도 그는 사퇴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다. 재판관 출신이 잘잘못을 가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중도 사퇴한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는 언론에서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되자 청문회 전에 사퇴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는 우선 두 아들의 병역 면제가 의혹이 됐다. 키 169㎝의 장남이 몸무게가 44㎏ 이하여서 군대를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키 169㎝에 44㎏이 나가려면 얼마나 말라야 하는가. 김 전 후보자는 장남이 어려서부터 체중이 나가지 않았다고는 하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입증 자료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고의 감량 의혹도 받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도 문제가 됐다. 1970, 80년대 가족 명의로 수도권 일대 부동산을 10여 차례나 사고 팔았다. 어린 자녀의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하기도 했으며 경매 물건도 사들였다. 전형적인 투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녀 명의로 산 서초동 부지는 법조타운이 들어서기전에 매입, 지금은 공시지가만 3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불거지자 그는 곧바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것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부동산 투기는 당시의 법으로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최고위 공무원이 되려는 사람이 과거 이같은 투기에 나선 의혹이 있다면 이는 중대한 결함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완벽하게 일생을 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러나 헌번재판소장과 국무총리가 되려는 사람은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인 청문회라는 것을 하는 이유다. 앞으로 고위 공직자가 되려는 사람은 절제와 법 준수로 인사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없기를 바란다. 행정고시나 사법고시를 통과하여 고위 공직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은 시작부터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해야 할것이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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