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괴산지역에서 버려진 유기견들이 모여 있다는 유기견 보호소 증평 우주동물병원, 괴산 금강농원. 지난 1일 오후 유기견 보호소가 자리 잡은 괴산군 청천면 금평리 보호소에는 눈이 녹은 탓인지 길바닥이 질퍽거렸다. 유기견들은 낮선이의 방문이 어색한지 한쪽에서는 반가움에 꼬리를, 또 다른 쪽에서는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어떤 녀석의 눈가에는 눈물이 흠뻑 고여 있고, 또 다른 녀석은 교통사고를 당해서인지 다리를 절룩거렸다.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반려견들이 어찌해 버림받은 몸으로 오게 됐을까.

유기견은 군민들의 신고를 받은 지자체가 유기견보호소에 연락해 포획된 후 이 곳에 오게 되는 운명을 맞게 된다. 증평·괴산 유기견 보호소에는 매년 강아지와 고양이 등 100여 마리가 들어와 일반에 분양(60%)되거나 또는 안락사(10%)를 거쳐 폐기되고 나머지(30%)는 주인이 되찾아 가거나 보호소에서 사육하고 있다. 겨울에는 유기견 발생률이 적지만 야외 활동이 많은 봄부터 가을까지 폭증하는 추세다. 다행스런 것은 미모의 애완용은 새로운 가정으로 분양돼 제 2의 삶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유기견 보호소에 오면 강아지의 사진을 찍어 군 홈페이지에 10일간 올리고 분양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 마음에 들면 비용 없이 애완견을 분양해 간다. 괴산·증평지역에서 1년에 100여 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한다는 것은 결국 100여명이 자신의 반려견을 내다 버린다는 얘기다. 올해는 제발 자신의 반려견을 내동댕이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지홍원(괴산·증평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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