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25일 출범했지만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은데다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나지 않아 반쪽 출범이 됐다. 정부조직개편안의 경우 여·야가 한치의 양보가 없어 언제 통과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국무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끝났지만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도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당분간 이명박 정부의 각료들과 국정을 이끌어가는 어정쩡한 처지가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같은 새누리당이어서 국정에 대한 혼란이나 중단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새 정부가 조직개편도 하지 못하고 각료도 취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범하는 사태가 반복된다면 이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도 전임 노무현 정부 각료들과 국무회의를 시작했으며 이번에도 똑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매우 크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을 통해 경제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으므로 그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도 경제 성장에 앞장서면서 국민이 고루 행복한 시대를 열어주는 대통령이 될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 행복, 희망의 새시대'를 국가의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잘먹고 잘살기에 목표를 두고 산업화에 전력해왔다. 덕분에 무역 흑자 시대를 열고 선진국 반열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고속성장 이면에 양극화 굴레가 드리워져 잘사는 사람은 호의호식하는데 비해, 못사는 사람들은 IMF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국민이 고루 잘사는 시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을 늘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약자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노인연금 지급 등을 공약했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연금 지급 방식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또다른 고민은 3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기간동안 북한에 대한 '신뢰 프로세스'를 강조했다. 그러나 3차 핵실험에 이어, 언제 로켓발사나 추가 핵실험이 감행될지 몰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상당기간 대북 경색은 불보듯 뻔하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지방 정부에서 추진했던 소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의 고위 관리가 참석하는 등 국가 행사로 격상시켜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우리 정부가 강력히 항의했지만 일본의 태도는 좀처럼 바뀔것 같지 않다.

대북, 대일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박근혜 정부가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관심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를 만나 "잠이 오지 않는다. 어떻게 공약을 이행하고 나라를 이끌어갈지 고민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외치, 내치 모두 순탄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새 정부의 5대 국정 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 경제, 맞춤형 고용 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이다. 무엇하나 쉬운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장점은 '신뢰와 원칙'이다. 사심을 버리고 원칙을 잘 지켜나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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