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전 미국 국방장관이 대학생 시절에 겪은 이야기다. 집안이 가난하여 학비를 벌려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는데 그것이 하수구의 흙을 삽으로 퍼내는 일이었다. 같이 일하는 인부는 파월 말고도 두 명이 더 있었는데 이들과 한 팀을 이루어 일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들과 며칠간 일을 하다 보니 두 사람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은 하루종일 불평투성이었다. 일이 너무 힘들다는 둥 보수가 너무 적다는 둥 하며 늘 투덜거렸는데, 한 사람은 이런 일자리나마 갖게 된 것에 감사해 했고 늘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았으며 주변 사람을 챙겼다.

몇 년이 흘러 파월이 그 회사를 방문하게 되었다. 놀라운 것은 늘 불평을 일삼던 그 인부는 아직도 하수구의 흙을 삽으로 퍼내고 있었는데 감사하게 생활한 인부는 포크레인을 운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파월은 이에 큰 자극을 받고 이후 늘 감사하며 살려고 애를 썼는데 더 놀라운 것은 20여 년이 흐른 뒤 다시 그 회사에 가 보니 먼저 인부는 질병으로 퇴직한 상태였고 나중 인부는 그 회사의 사장이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파월은 자기가 미국의 국방장관까지 승진하게 된 것이 이런 체험을 바탕으로 한 노력 덕이라고 여러 곳의 강연에서 강조하였다.

학교 현장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처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안타까운 하나는 바라볼 때마다 불평하는 시각이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된다며 그저 안 되는 이유만 찾는다. 학부모의 관심이 적어서 못 하겠고 결손 가정이 많아 못 하겠고 학생의 수준이 낮아서 못 하겠고 비행 학생이 많아 못 하겠고 지역사회의 여건이 나빠 못 하겠고……. 끊임없는 불평을 만든다.

어떤 때는 눈에 보이는 대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편견에 따라 임의로 판단하며, 심지어는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데도 자기들 몇이서만 똘똘 뭉쳐 나쁘다고 한다.

그들 중에는 그 버릇을 자기 식구에게도 그대로 적용하여 가정 파탄까지 난 사람이 여럿 있다. 불평이 습관이 되다보니 자기의 가장 사랑하는 배우자와 자녀에게도 늘 그렇게 하며, 그 독한 말들은 차곡차곡 쌓여 그대로 자기 인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일에 완벽한 것이 어디 있으며 완벽하다고 한들 내 마음을 닫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가뭄 끝에 내리는 폭우도 뚜껑을 닫으면 단 한 방울을 그릇에 담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교육현장에서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열린 마음으로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고 맘을 터놓으면 좋은 의견이 만들어지지 않던가? 남들의 노력 덕분에 내가 있다는 감사의 마음으로 다른 이를 도왔으면 더욱 좋겠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벌써 많은 것들은 만들어지고 이만큼 진행되어 온 것 아닌가?



/이진영 매포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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