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15일부터 열린 천안시 46회 임시회 시정질문 답변서를 보면 천안시는 광덕면에 설치한 화장장 등을 갖춘 추모공원 조성을 위해 지역개발에 투입한 액수가 210억600만원이라고 보고했다.

이는 추모공원 총 조성비 679억5200만원의 30.9%에 해당된다. 당시 천안시가 추모공원과 소각시설, 쓰레기매립장 등 3곳의 혐오시설 설치 때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보상과 갈등 해소, 발전 차원에서 지원한 액수가 사업비의 25%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뿐이랴. 혐오시설 주변 주민들에게 식당 등 시설의 일부 운영권과 운용 인력, 감시 요원까지 채용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혐오 시설이 입주하는 지역에 대한 지원은 님비현상으로 인한 민심 달래기와 부동산 가격 하락, 이미지 실추 등의 요인이 발생해 발전을 더디게 할 수 있어 전폭적인 지원을 해오고 있다.


-개별입지 제조업체의 어려움


천안시는 우수기업 유치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한다고 판단, 지난 4년동안 826개를 유치해 2만여명에 가까운 고용 창출효과와 1조원대의 지역투자 성과를 거뒀다.

11개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이 낸 지방세도 2009년 341억원, 2010년 329억원, 2011년 496억원, 지난 해는 500억원 등 4년동안 1666억원을 거두고 있으니 기업 유치가 목숨을 걸만한 장사다.

문제는 개별입지에 들어서는 제조업체들이다.

산업단지는 업종에 부합하고, 부동산만 매입하면 설립이 일사천리로 이뤄지지만 시가 공해와 오염물질 유발업체, 규모가 작은 기업에는 입지를 매각하지 않다보니 이들은 자연스럽게 개별입지를 찾아 제조업을 해야 한다.

현재 몇몇 기업들은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내몰려 있다.법적으로 요건이 맞아 허가가 나더라도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윗선에서는 기업유치가 지역발전의 견인차라고 강조하고, 수도권 완화 조치로 기업 유치는 어려운데 그나마 제 발로 찾아 온 개별입지 기업들마저 주민들이 집단 시위를 하다 보니 이래저래 죽을 맛이다.

내 돈 주고 적법하게 아파트나 개인주택을 사서 입주하더라도 이웃에게 떡을 돌리며 잘 봐달라거나 친하게 지내자고 인사를 한다.

현재 가동중인 개별입지 제조업체 대부분 마을 발전기금이라는 법에도 없는 세목을 납부했거나 사안에 따라 지금도 납부하고 있을 것이다.


- 내 손의 것 먼저 내려 놓아야


주민들의 입장도 이해된다. 발전기금은 적법한 것도 아니고, 분기별로 나오는 세금도 아니지만 떡을 돌리는 이치와 같이 주민들과 잘 지내보자는 의미일 것이다.

부지 매입 단계 혹은 이전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갖거나 친분을 쌓고, 지역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강한 스킨십이 있는 사업자는 성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노자가 말했던가.

상대방의 손을 잡으려면 내 손에 잡고 있는 것을 먼저 내려 놓아야 한다고.어쩌랴, 천안시도 혐오시설을 설치할 때 사업비의 25%에 해당되는 지역발전기금을 내놓은 전례가 있으니….



/박상수(천안주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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