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호화별장 성접대'에 대한 기사가 연일 신문과 방송에 오르내린다. 원주에 있다는 이 별장은 한눈에 봐도 호화롭기 그지 없다. 저렇게 멋진 별장을 갖는다면 평생 소원이 없을 것이라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 별장은 건설업자 윤모(52)씨가 자신의 사업에 이용하기 위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초청 성접대를 한 곳이다. 사업으로 지친 몸을 쉬고 새로운 충전 장소로 사용돼야 할 별장이 타락의 온상이 된것이다.

심지어 이곳에서 집단 성행위나 마약류 투약 등의 의혹도 있다고 하니 별장이 아니라 불법 룸싸롱 같은 추잡한 곳이 되고 말았다. 윤씨는 검찰 고위 간부, 전현직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 국가정보원 전직 간부, 현직 언론사 간부 등을 초청 이곳에서 모임을 가졌고 일부 성접대까지 이뤄졌다는 것이다.

별장이 있는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는 남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며 주변 경관이 수려하다. 별장은 팔각정이 있는 산책로에 수영장까지 들어서 있으며 고급 조경수로 가려져 내부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인근의 마을과는 떨어져 있으며 6800여㎡(약 2000평)의 대지에 총 6채의 건물로 면적만 820여㎡(약 250평)에 이른다니 엄청나다. 가장 높은 건물에는 모형 풍차까지 설치했다. 내부에는 고급 음향장치의 노래방 기기도 있다고 한다. 손님을 접대할 때는 주로 타지에서 출장 뷔페를 불러 이용했다.

윤씨가 성접대를 한 이유는 자신의 사업에 고위 공직자들을 이용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접대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협박한 정황도 포착됐다. 성접대가 폭로된 것은 여성사업가 A가 윤씨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부터다. A씨는 윤씨와 돈거래를 하다가 틀어져 성폭행 등의 혐의로 윤씨를 고소하고 성접대 의혹을 폭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사퇴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성접대와 전혀 무관하다면 굳이 사퇴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윤씨는 평소 김 전 차관을 들먹이며 '검찰총장이 되면 한번 써먹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차관 외에 현재 수사 선상에 오른 고위직 인사들이 8~9명에 달한다고 한다. 접대에 나선 여성들의 진술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확대 될 경우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대학 병원장은 성접대를 받고 병원 공사를 윤씨에게 맡겼다는 의혹도 있다. 윤씨는 2000년 이후 사기,횡령,간통,사문서 위조 등으로 20여 차례나 입건됐지만 한 번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누군가의 비호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경찰은 수사팀에 마약범죄수사대 소속 수사관도 배치, 별장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마약류 복용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일부 진술에 의하면 동영상에 노래를 하면서 성관계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하니 얼마나 추잡한 행동이 별장에서 벌어졌는지 추측이 간다. 이같은 행위는 마약을 투약하지 않으면 벌어지기 어려운 것이다.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김 차관에게 성접대를 한 것으로 알려진 30대 여성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고위 인사들의 추악한 행태가 드러난 것으로 우리나라 도덕이 이 정도로 썩었나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한점 의혹없이 수사하여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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