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는것 같다. 잘사는 사람은 경기가 나빠도 재산을 늘리고, 못사는 서민들은 경기가 침체될수록 더욱 살기가 힘든 것이다. 최근 고위 공직자의 재산이 공개됐다. 그런데 10명 중에 7명은 재산이 증가했다고 한다.

국회의원들의 평균 재산은 18억6800만원, 서민들은 꿈도 꾸어보지 못하는 금액이다. 국회의원은 전체 296명 중에 71.6%인 212명의 재산이 늘었다. 1억원 이상 재산을 불린 의원이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106명에 달했다. 새누리당 이재영·장윤석 의원, 민주통합당 이학영 의원은 1년 사이 10억원 이상 재산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최고 재산가는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으로 1조9249억원에 달했으며 고희선 의원 1984억원, 김세연 의원 880억원, 박덕흠 의원 530억원의 순이었다. 이들을 제외한 의원들의 평균 재산이 18억6800만원이다.

중앙부처 고위공무원과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 등 1933명 중에서도 71.3%인 1378명이 재산이 늘었다. 이들의 평균 재산은 11억7000만원으로 국회의원 못지 않았다. 고위 법관 147명의 평균 재산은 21억997만원으로 가장 재산이 많은 그룹에 속했다. 저성장에 장기간의 불황인데도 유독 고위공직자의 재산이 증가한 것은 이들의 재테크 수단이 좋았던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부동산 평가액이 증가하거나 주식평가액이 증가한 사람이 많아 이를 증명한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재산이 12억1000만원으로 1년전보다 3000만원 증가했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장관은 재산이 12억1000만원으로 4억6000만원 늘어 재산증가 폭이 가장 컸다. 광역 시·도단체장 중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억8000만원 줄어든 -5억9000만원을 신고했다. 재산을 공개하는 고위 공직자 중에 가장 재산이 적다. 이는 선거펀드로 모은 돈을 상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광역단체장 중에는 강운태 광주시장이 40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행정부내에서 재산 규모 1위는 231억원을 신고한 진태구 태안군수다.

최교일 대검찰청 검사장은 주식 배당소득 등으로 20억원이나 늘어난 120억원을 신고했으며 재산이 크게 감소한 사람은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으로 14억원 감소해 3억3000만원이 됐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그림과 첼로가 1억1300만원이라고 신고했으며 유천호 인천시 강화군수는 도자기 28점과 석불 등 10억4700만원에 이르는 유물을 신고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배우자가 8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최용덕 인천시의원은 금 4억3700만원어치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6000만원 상당의 호텔·헬스 회원권을, 정진영 전 민정수석비서관은 4개의 회원권이 1억48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억대 회원권을 보유한 사람이 많았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200여 마리의 한우 5억7917만원 상당을, 이은방 광주시의원은 덤프트럭과 굴착기 8대에 3억8380만원 상당을 각각 신고하기도 했다. 재산이 증가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서민들은 살아가기도 힘겨운데 수십억, 수백억원의 재산가가 고위 공직자 중에 많다는 사실은 서민들에게는 더욱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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