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영헌 기자

4월13일. 오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13일 중국 상해에서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할 것과 연호, 관제, 임시헌장 등을 심의 의결하여 국내외에 선포함으로써 수립되었다.

한 동안 독립유공자협회가 주관하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정부 기념일로 제정한 것은 1990년도이다.

국가보훈처는 온 국민의 뜻을 모아 이 날을 기념함으로써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정부행사로 기념식을 거행해왔다.

그런데 최근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 날짜를 두고 학계와 광복회를 비롯한 단체에서는 논쟁이 한창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월 13일을 임정수립일로 정한 근거가 일본측 자료에 의해 정해진 날짜라는 지적 때문이다. 광복회와 일부 학자들은 백범 김구선생이 주도하던 한국국민당에서 발행한 '한민', 임시정부와 더불어 국회 역할을 하였던 임시의정원의 회의록을 증거로 4월 11일을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논쟁 속에서도 충청북도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소중한 이 날을 무관심 속에 의미없이 흘려보내고 있다.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 즉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닌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날이다.

특히 충북은 조국을 위해 숨진 400여 명의 순국선열들의 혼이 담겨있는 곳이다.

충북도가 외치는 경제특별도 건설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365일 중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 민족의 혼을 드높여 독립운동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 임시정부 수립일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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