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조명휘 기자

▲조명휘 기자
rfid와 반도체 칩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김모사장은 대덕으로 자리를 옮겼다. etri를 비롯한 r&d 기반도 그렇고 숱하게 대덕으로 출장을 왔다갔다 하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반면 나노관련 사업체를 이끌고 있는 최모사장은 대전시에서 마땅한 부지가 없으니 조금만 기다리라는 답변에 뒤도 안돌아보고 대덕에서 오창으로 건물을 올렸다.

충북에서 2차전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김모사장은 최근 아산에 2공장을 차렸다. 급부상하고 있는 아산탕정지역을 도저히 그냥 두고만 볼 수는 노릇이었다.

대덕과 오창, 아산탕정은 행정구역상 엄연히 분리돼 있지만 볼일이 급하더라도 거뜬히(?) 참을 수 있는 거리다.

충청권 단일 경제권을 논하면 늘 그 중심에 대덕, 오창오송, 아산탕정, 천안이 거론된다. 광역 클러스터로 키워내야 한다는 점에 대한 합의 수준도 높다.

세계적인 초광역 클러스터에 비한다면 미니클러스터 수준이지만 적어도 국내 최고의 광역클러스터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데도 이론이 없다. 충청권처럼 r&d와 생산이 한자리에서 어울어지는 클러스터의 전형적인 필요조건을 충족하는 지역은 단연코 대한민국에 없다.

하지만 제아무리 기업환경이 좋다하더라도 기업들과 연구소, 인력들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에 비하면 아직 경쟁력이 한참 떨어짐도 인정해야 한다. 수도권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광역 클러스터링이 절실한 이유다.

대덕에서 오창으로, 충북에서 아산으로 옮겨다니던 기업이 충청도가 아닌 타 시도로 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충청권 경제협의체가 조속한 결실을 맺어 더 이상 기업인들이 이삿짐을 싸지 않게 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