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은 풍월이 더 요란하다

들은 풍월이 더 요란하다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것으로 더 야단스럽게 써먹으려 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글도 들은 풍월이 더 요란하고, 무당도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더니… 우리는 귀신하구 아예 담을 쌓아서 그런지 눈만 감으면 쇠만 보이더라." "우리 계의 두령님이 그게 무슨 소린가?" 정원태가 말하고 고달근이 혀를 끌끌 찼다.』
(황석영의 '장길산')

계집 싫다는 놈 없고, 돈 마다하는 놈 없다
'열 여자 싫어하는 놈 없다'고 한다. '돈'이라면 뱃속에 들어있는 아이도 뛰쳐나온다고 하는 것처럼 여자에 대한 남자의 욕망,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똑같다는 뜻이다. 그러나 바다는 메워도 사람 욕심은 못 메우는 법이다. 적당한 수준에서 욕심을 잘라낼 수 있는 게 바로 지혜다.

계집도 길들인 계집이 깊은 맛 있다
길들였다는 것은 마음과 마음이 서로 잘 통한다는 뜻이다. 성행위도 '조청에 찰떡궁합'으로 해내니 깊은 맛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정은 오랠수록 좋다는 것이겠다. 자꾸 새 여자만 찾으려 말고 있는 여자를 잘 길들이는 게 득이다.

들 풍년에 마당 흉년
들녘에서 볼 때는 풍년처럼 여겨졌는데 막상 추수해보니 흉년이라는 말로, 보기에만 그럴 듯하고 실속이 없다는 뜻.『 "꼭 작년 가을 짝으로 들풍년에 마당 흉년이로구나." 문정은 두 허릅숭이를 사팔눈으로 흘겨보다가 영두에 서울 타령부터 지질러두려고 말머리를 싹 응두한테 돌렸다.』
(이문구의 '산너머 남촌')

등 가렵다니까 허벅지 긁는다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엉뚱한 짓이나 엉뚱한 대답을 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나가 어떤 가이샤허고 정 맞춘다 헌들 옥향이 니야 안 보겄느냐. 아무 걱정 말거라." 백종두의 빠른 눈치는 엉뚱하게 헛짚어 등 가렵다니까 허벅지 긁고 있는 참이었다. 백종두의 그 엉뚱한 말에 어처구니가 없어진 옥향이는 다시 내쏘았다.』
(조정래의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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