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FRP 세계시장 넘본다

기술의 발전은 생활의 편리로 이어진다. 인간의 문명은 불의 발견에서 시작됐고 그동안 수많은 과학의 발달은 문명발전으로 이어졌다. 어찌보면 문명의 발전단계는 불과 철, 그리고 플라스틱으로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속에서 충북 옥천의 작은 회사가 또 한번의 발전을 시도하고 있다. 내구성이 강한 데다 보기에도 좋은 '오감만족'의 frp 원료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주)창조의 기술발전 시도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frp도 컬러시대... 보기 좋은 것이 상품가치 높여



충북 옥천군 군서면에 위치한 (주)창조는 컬러풀한 frp 원료생산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유망기업이다.

1995년 설립된 창조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친환경적 문제를 고민함은 물론 신뢰받는 기업정신 구현을 위해 제품의 품질향상에 힘쓰고 있다.

비록 연매출 30억원 정도의 규모이지만 불포화 폴리에스테르 수지 겔코트 및 frp산업의 원료생산에 있어서만큼은 그 기술력이 여느 대기업 못지않다.

(주)창조에서 생산되는 frp는 한마디로 유리섬유로 강화된 플라스틱이라는 의미로 통상 강화 플라스틱으로 불린다.

철근과 콘크리트가 복합되어 좋은 강도를 얻는 것처럼 내수? 내약? 내열성이 좋은 수지를 혼합해 사용한다.

특히 frp는 비중이 철의 1/4, 열전도율이 철의 1/180밖에 되지 않으며, 내식성과 내약품성이 좋고 기계적강도가 좋은 동시에 내구성이 좋아 금속과 대치하여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이와같은 장점으로 항공과 조선, 우주, 자동차 및 레저산업의 기초재료로 사용되는 등 그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생활의 편리를 추구하는 frp? 불포화 폴리에스테르수지



frp는 한마디로 유리섬유, 또는 탄소섬유·케블라 등의 방향족(芳香族) 나일론섬유와 불포화 폴리에스테르·에폭시수지 등의 열경화성수지를 결합한 물질이다. 철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벼워 1940년대 초부터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내구성이나 내충격성, 내마모성 등이 모두 우수하고 녹슬지 않는 데다 열에 그다지 변형되지 않는다. 가공이 쉽다는 것도 frp 장점 중 하나다.

또 불포화 폴리에스테르수지는 한마디로 열경화성 플라스틱이 속하는 고분자 화합물. 불포화 이염기산과 글리콜의 에스테르화 반응을 통해 얻어진다. 흔히 성형품이나 도료 따위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frp는 불포화 폴리에스테르에 지름 0.1mm 이하로 가공한 유리섬유를 보강하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외부 충격에 강하고 장력강도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은 1940년대 초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1960년대 이후 유리섬유보다 우수한 탄소섬유가 출현해 플라스틱과의 결합이 시도된다. 기존에 사용되던 금속, 세라믹 재료 등의 대체가 가능할 정도로 가볍고, 내구성·내충격성·내마모성 등이 우수하다.

이러한 원료는 건축자재, 보트의 몸체, 스키용품, 가정용 욕조, 헬멧, 테니스 라켓, 의자, 항공기 부품 등 생활에 필요한 여러가지 제품에 활용된다.

창조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세면대와 욕조에서부터 철도차량 내·외장재, 자동차 범퍼 및 하드탑, 농축산용 기자재, 뭍탱크, 정화조 등 다양한 원료를 생산? 공급을 도맡고 있다.

frp는 우리나라보다는 주로 유럽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연간 소비되는 frp의 25%를 자동차산업에 사용되고 있으며 주요 군용기의 약 25%, 민간항공기의 약 10%가 frp로 제작되고 있을 정도다.

건설재료로는 frp의 이용은 주로 내장재, 욕조, 물탱크 등에 사용되어 왔지만 근래에는 주구조재로 이용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frp는 비강도가 강재의 8배 이상 되기 때문에 적재하중이 작고 고정하중에 의하여 구조체의 단면이 결정되는 장경간의 지붕구조에 주로 이용된다.

최근에는 교량구조재로도 사용되어 오스트리아는 기존부두를 대체하기위하여 frp 교량을 제작했고 서독에서도 교량에 복합재료를 이용한 긴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점차 frp 재료를 사용하여 구조물을 재작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frp 재료는 금속이온 용출없이 환경용 제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신뢰 바탕으로 고난과 역경 극복



창조의 역사는 1995년 최병선 대표의 새로운 도전에서 시작된다. 미원그룹에서 20여년간 근무해온 최 대표는 우리나라 불포화 폴리에스테르 수지부문에 한 획을 시도했다. 하루 24시간이 짧을 정도로 바쁜 생활이었지만 틈틈이 자격증을 다섯 개나 취득했으며 현재도 또 하나의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창조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설립된 지 3년만에 imf 사태가 발생했다. 업계에서 자리매김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처로부터 받은 어음이 종이쪽지가 됐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가중되는 자금압박은 얼마 안되는 회사 자본금으로는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그동안 철저하게 관리해왔던 신용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자산이 됐다. 창조는 그동안 거래처와의 납품날짜를 단 한번도 어기지 않을 정도로 정확했다. 게다가 금융기관과의 거래나 거래처 결재일 등도 신속하고 확실했다. 이같은 신용을 바탕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회생지원자금을 지원받았다. 당시 부도처리된 어음은 5~6억원 정도로 자산규모 5000만원의 10배가 넘었다. 충북도와 옥천군으로부터 각 2억원씩 총 4억원을 지원받고 나머지는 사재를 털었다.



중국 현지공장 건립 진출로 세계화 대비



중소기업체로서는 드물게 한 아이템에만 주력해 성공한 (주)창조는 향후에도 제품의 독창성과 신속한 시장대응, 소량 다품종의 틈새시장 공략 등의 마케팅전략을 통해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고 최고의 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품 특성상 색상별로 소량주문생산만이 가능하고 환경적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켈코트제품을 전문 생산하여 빠른 납품과 빠른 사후처리로 여러 대기업과 경쟁하여 12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관내 여러 기업체들과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여 원료만 납품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아이템 창출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충북 영동군에 위치한 (주)혜송과 협력하여 농·축산용 각종 기자재와 철도차량 내·외장재 제조등 많은 신제품을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2002년 한국 에너지기술연구소로부터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창조는 겔코트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에 대비키 위해 중국 현지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10년 완공목표로 추진되는 중국진출은 3만3000여㎡ 부지에 연건평 3300여㎡ 생산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세계를 하나의 마켓으로 묶고 있는 무한 경쟁시대에서 남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제품생산 및 개발로 글로벌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야심이 이 사업 속에 녹아있다. /영동=박병훈기자





(주)창조 회사 연혁



1995년 1월 (주)창조화학 으로 회사설립

1997년 1월 (주)창조 로 상호변경

2002년 4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로부터 '유망중소기업' 선정

2007년 3월 원적외선 항균 겔코트 개발





(주)창조 최병선(54) ceo 인터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장 시작하라"



"항상 정직하고 성실한 삶을 살고 나머지 제가 힘이 남아 있는 한 사회에 봉사하고 싶습니다."

(주)창조 최병선 대표(54)는 짧은 인터뷰를 하는 시간 내내 분주했다. 사무실에서 공장으로, 공장에서 다시 사무실을 오가며 직원들의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최 대표의 결단력은 늘 위기 속에서 새로움을 시작하는 데서 비롯된다. 고유가와 경기불황 등으로 웬만한 기업들은 사세확장 계획을 접었다. 가뜩이나 현상을 유지하기도 어려운데 구태여 위험부담을 안아가면서까지 확장을 시도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남들이 움츠러들때 그 다음단계를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업체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투자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축소된 투자로 생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결국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크게 부족하게 됩니다. 저희는 바로 이 단계를 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 대표는 그 방안으로 중국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공장건립은 완료됐고 중국정부와 세금 등에 관한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오는 2010년 가동될 이 현지공장을 위해 내년 말까지 직원 10명을 충원, 철저한 기술교육을 실시한다는 것.

힘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늘 '고맙다'는 인사말을 건네는 최 대표의 꿈은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평생직장의 꿈을 심어주는 것이다.

"사장이라는 직책보다는 경영자-직원간 각자 맡은 일이 다를 뿐"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 위에 명패 하나 없던 사무실의 검소한 책상이 자꾸 떠올랐다. /영동=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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