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상대는 자주 애용하는 식당의 사장님.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모 방송사의 착한 식당 찾기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취급하는 메뉴가 방송된 후 단골들마저 의심의 눈초리로 본다는 하소연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이목을 끄는 사회현상들이 언론의 잣대에 의해 옳고 그름을 판단 당하는 일이 많아졌다. 사회현상에 대한 재판 기능이 언론의 힘을 강화시키는데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에도 명시돼 있지 않은 막강한 힘을 언론이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도 큰 문제다.

착한 식당 찾기는 국민의 알 권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언론의 임무에 매우 충실한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많은 시청자들이 그동안 소비자들을 우롱해온 식당에 분노를 느끼고 앞으로도 더 날카롭게 음식 속에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을 까발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착한 식당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양심 있는 식당의 노력도 잊어서는 안된다. 방송에서도 이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노력은 했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식당이 도매금으로 매도당하고 있다. 언론의 막강한 재판 기능에 작은 노력들이 힘없이 묻혀 버린 탓이다. '비난의 목적은 상대방에게 상처 주기 위한 것이고, 비판의 목적은 상대방을 반성하게 해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데 있다'는 말처럼 언론은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고, 대상을 올바르게 인도할 수 있는 건전한 비판을 위해 힘써야 한다. 언론의 건전한 비판으로 굳이 착한 식당을 찾지 않아도 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려본다.



/방관식 청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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