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지역의 경제 기관이 청렴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왔다.


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와 LX지적공사 충북본부가 그 주인공이다.


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는 지난 5월부터 6월 실시한 자체 청렴도 조사에서 10점 만점에 9.68점을 획득, 사업단을 제외한 9개 지역본부 중 전국 1위를 거머쥔 것으로 알려졌다.


LX대한지적공사 충북본부도 이번 달에 실시한 올해 간부직원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12개 본부 중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지역 공공기관들이 전국 평가에서 청렴 분야에서 최고점을 받았다는 데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충청지역은 양반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안고 있어 '청렴'의 의미가 더 커 보인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청렴에 관심이 많았다.


조선시대에는 관직 수행 능력과 청렴(淸廉), 근검(勤儉), 도덕(道德)성, 경효(敬孝), 인의(仁義) 등을 갖춘 관료를 청백리(淸白吏)라고 불렀다.


역사학자들은 그 시대 청백리로 맹사성과 황희, 최만리, 이현보, 이황, 이원익, 김장생,이항복 등을 단연 꼽고 있다.

청백리가 되면 후손들에게까지 벼슬길에 나갈 수 있는 특전을 안겨줬다고 하니 청렴의 중요성이 얼마나 강조됐는지 짐작이 간다.


그 중 맹사성이 좌의정 시절 고향인 온양을 찾아갔을 때의 일화는 유명하다.


좌의정이 내려온다는 소식에 양성 현감과 진위 현감이 한양에서 온양으로 가려면 이천 장호원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점수를 따기 위해 맹사성이 내려오는 길을 마중나갔다.


두 현감은 길을 청소하고 포졸을 시켜 통행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맹사성은 나타나지 않았고 다만 소를 탄 남루한 복장의 한 노인만 지나다 포졸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노인이 그냥 그 길을 지나가려 소를 몰자 포졸들은 노인을 붙잡아 원님 앞으로 끌고 갔다.


바로 그 노인이 현감 둘이 기다리던 맹사성이었다.

맹사성은 이외에도 청렴과 관련된 숱한 일화를 남겼다.


고위직에 있으면서도 권위적이기 보다 오히려 국민들과 함께 하려는 그의 생활 태도는 오늘날까지 많은 공직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지난 1981년부터 청백리상 제도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국가에 대한 충성과 청렴, 정직한 공직자상을 권장하기 위한 일환이다.


청백리가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기관별로는 현재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청렴도 평가를 하고 있다.


국민권익위는 평가 결과를 발표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기관들은 자체 평가를 하며 직원들의 청렴 의지를 북돋우고 있다.


청렴한 기관은 청렴한 이들이 모일 때 가능하다.


정부기관이 내려오면서 신도시로 재탄생하게 된 세종시가 충청 지역에 둥지를 틀게 됐다.


기왕에 이렇게 된 마당에 '청렴한 양반의 기(氣)'가 정부 부처의 모든 이에게 전달돼 국가적 청렴의 상이 세워지길 기대해 본다.



/이정규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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