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車覆轍 전거복철

前 앞 전:앞, 나아가다

車 수래 거:수레, 도르래

覆 뒤집힐 복:뒤집히다, 넘어지다

轍 바퀴자국 철:바퀴자국, 행적

풀이-앞서가던 수레가 뒤집혀진 것을 보았으면 그 수레가 지나간 흔적을 따라 가지 말라는 뜻으로서 다른 사람의 실패를 보고 스스로 조심하여 이와 같은 실패를 하지 말라는 교훈의 말이다.

유래- '한서, 가의전'에 나오는 이야기가 있으나, 이보다 앞선 전국시대의 이야기로 소개한다.

전국 7웅 중의 하나인 위나라 문후가 어느 날, 공승불인이라는 하급관리에게 술자리의 진행을 보게 하고 여러 대신들과 주연을 벌였다. "그냥 마시면 흥미가 없으니 각자 가진 재주를 하나씩 보인 뒤에 마시기로 합시다. 그렇게 못하면 벌로써 큰 잔에 가득 술을 따라 마시기로 합시다." 대신들도 그러자고 했다.

그런데 이 제안을 낸 문후가 제일 먼저 어겼다. 그러자 불인은 큰 잔을 문후에게 내밀었다. 문후는 힐끔 보기만 할뿐 벌주를 받으려 하지 않았다. 신하들도 주상에게 그리하면 안 된다며 옆에서 중지 시키려하자 불인이 말했다. "前車之覆轍 後車之戒(앞서간 수레의 뒤집힌 자국은 뒤따르는 수레의 교훈이 된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제 주군께서 법을 정하시고 그 법을 지키지 않는 선례를 만드시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하셔야 됩니다. 반드시 벌주를 드셔야 합니다." 문후는 "옳은 말이다."하고 그 잔을 받아 마셨다.

불인은 그 후에 중용되었다. 역사에서 보듯이 개척의 길을 가는 자의 말과 행동이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후대는 역사를 보고 학습한다. 오늘의 교훈에 큰 깨달음을 주는 서산대사의 시가 다시 떠오른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 / 어지럽게 걷지 말라 / 오늘 나의 발자국은 /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니).
<시인·전북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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