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안방에서 TV등을 통해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한번쯤은 지켜본 일이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말하는 선진국은 잘 사는 나라이고 후진국은 형편이 어려운 못사는 나라로 알고 있지만 잘 살고 못사는 차이가 그토록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는 생각은 쉽게 하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같은 하늘 아래서도 어떤 사람들은 복(福)에 겨울정도의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강냉이 죽 한 그릇도 먹지 못해 뼈와 가죽이 맞붙은체로 인간으로서의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마저 상실한체 기약 없는 내일을 기다리며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이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배고픔에 굶주리고 있는 그들이 지금 우리들이 아무 생각 없이 버리고 있는 음식들을 보게 된다면 우선은 부러움과 배고픈 손길이 먼저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이성(理性)을 찾아 우리들의 속빈 살림살이를 알게 된다면 이처럼 엄청나게 버려지고 있는 현실을 보고 그들은 우리를 보고 과연 훌륭한 선진국의 모범국민으로 보겠는가?

우리들의 선인들은 예로부터 이 땅을 화려한 금수강산이라고 하였고 부모를 공경하고 예의가 바르다고 하여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자칭하지 않았던가. 그 만큼 여러 사람이 자리를 함께할 수 있는 모임이 많았고 부모와 자식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집합가족 구성으로 형성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핵가족시대니 뭐니 하면서 온 식구들이 식탁 앞에 함께 둘러앉아 식사를 즐기던 가족적인 아름다운 풍습은 사라지고 자식들은 철들 나이만 되면 각자의 보금자리를 장만하기 위해 태어난 고향 땅을 등지고 객지생활을 시작해야만 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즐기던 그런 풍습은 사라지고 시골 농촌에서는 늙으신 부모님이 쓸쓸이 남은여생을 보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대가족 제도 아래서 여려 식구들이 삭단을 함께하게 되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과 윗사람을 존경할 줄 아는 예의와 절약하는 생활미덕을 토론하고 깨우치는 교육의 장이었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우리의 생활관습이 희미한 과거로 잊혀져가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는 선인들로부터 밥상머리 교육이 가장 기본적인 교육이라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여러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돌봐주고 보다 발전적인 삶의 과제를 함께 풀어가는 것으로 인간이 아닌 다른 어떠한 생명체들은 흉내 낼 수 없는 전진적인 삶의 방법이다. 쌀 한 톨을 소중히 생각하고 아낄 줄 아는 절약하는 정신을 가르쳐주는 우리의 교육풍토가 해외문물에 휘말려 퇴색하고 있는 현실이 우리의 앞날을 걱정스럽게 만들고 있다.



/윤한솔 홍익불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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