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개 입주업체 중 IT 유사업종 71개에 그쳐 미니클러스터 구축 불투명

산업자원부가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를 전기·전자(it) 혁신 클러스터로 지정하고 내년부터 다양한 지원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협소한 규모 등으로 사업추진에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오창단지의 혁신 클러스터 선정은 충북도의 역점 시책인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바이어 혁신 클러스터로 선정되는데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각종 문제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충북도 등에 따르면 청원군 오창면과 옥산면 일원 864만 4000㎡에 조성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입주한 업체는 총 117개 업체로 이 중 전기·전자업종이 49개사로 가장 많고 의료광학 20개사, 석유화학 14개사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및 전문인력 양성 등이 이뤄질 경우 49개 it관련 업체와 유사업종인 금속 4개사, 기계장비 8개사 등 71개사 정도만 혁신 클러스터 사업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통상적으로 같은 업종 10개 이상을 묶는 ‘미니클러스터’조차 구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미니 클러스터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고 해도 전기·전자 업종과 전혀 무관한 음식료와 비금속 업종까지 포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이번에 혁신 클러스터로 선정된 5곳을 포함해 전국 12개 혁신 클러스터 중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는 구미단지의 경우 디스플레이와 넷(홈)플러그, 홈네트워크, 에너지, 소재·부품조립, 금형·산업디자인 등 10~15개 업체가 집적화된 10개의 ‘미니클러스터’가 구축된 상황이다.

또 구미단지에 입주한 700여개의 업체 대부분이 비슷한 성격의 업체로 구축돼 있어 세계 최대의 전자산업 클러스터 구축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오창단지의 경우 10개 개별업체를 1곳의 ‘미니클러스터’로 묶어도 5개에 그칠 수 있는데다 4개와 8개에 그치고 있는 금속업종과 기계장비 업종은 아예 ‘미니클러스터’ 구축 자체가 힘겨울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오는 2008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돼 2010년이면 국내 최대의 바이오 산업단지로 우뚝서게 될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로 선정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오송과 춘천 2곳, 전주 2곳, 나주 2곳, 화순 2곳 등 전국적으로 34곳의 바이오 산업단지가 개발됐거나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창에 이어 오송까지 혁신 클러스터를 요구하면 타 지역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는 “오창이 혁신클러스터로 선정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산업자원부 클러스터 사업 일정에 부합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오창단지에 입주한 의료과학과 음식료 등이 오송단지 입주 예정 업종과 겹치는 만큼, 오송과 오창이 연계된 클러스터 구축이 이뤄졌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많다”고 지적했다./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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