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刎頸之交 문경지교

刎 목 벨 문:목 베다, 끊다

頸 목 경:목, 멱

之 갈 지:가다, ∼의 (관형격조사)

交 사귈 교:사귀다, 서로

풀이-친구를 위해서는 목이 달아나도 괜찮다는 의미의 친교를 말한다. 또는 생사를 같이할 정도로 아주 친한 사이의 친구를 뜻하는 말이다.

유래- 화씨의 벽을 다시 찾아 귀국한 공(22회 완벽, 참조)으로 인상여는 상대부가 되었다.

그 뒤 3년이 지나서(B.C. 280) 진왕과 조왕이 민지(?池)라는 곳에서 만났을 때, 조왕이 수치를 당할 위기에서 구하고 반대로 진왕에게는 부끄러움을 주었다.

이 공로로 벼슬이 더욱 높아져 상경이 되어 당시 조나라의 명장으로 이름난 염파(廉頗)장군보다 지위가 높아졌다.

이 사실을 안 염파는 크게 노하였다. "나는 전장에서 큰 공을 세워 조나라를 지키는 간성이자 최대의 공신인데, 입술만 놀려서 나보다 벼슬이 높은 그런 자 밑에 있는 게 수치다. 다음에 만나면 단단히 창피를 주리라."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인상여는 대궐에서 염파와 자리를 같이 할 회의가 있거나 모임에는 병을 핑계로 나가지 않았다.

또 바깥에서는 염파를 멀리서 보기만 해도 수레를 돌려 피하곤 했다. 이런 모습을 본 부하들이 염파장군을 무서워한다고 불만을 늘어놓으며 인상여를 모실 수 없다며 떠나가려 했다.

그러자 인상여는 그들을 말리며 이렇게 타일렀다.

"강대국인 진나라가 우리 조나라에 싸움을 걸어오지 않는 것은 염장군과 나라는 두 호랑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두 사람이 싸운다면 결국 두 사람이 다 쓰러지게 된다. 내가 염장군을 피하는 것은 국가의 안위를 제일로 삼고 개인의 감정 따위는 뒤로 미루기 때문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염파는 크게 부끄러움을 느끼고 인상여 앞에 나아가 "대감의 넓은 도량과 관대함을 미처 몰랐습니다. 저를 벌하여 주십시오."라며 머리를 조아리고 진심으로 사죄했다. 이후 두 사람은 친교를 맺어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인상여와 같은 관용과 혜안이 있고, 염파장군 같은 진정한 참회의 깨달음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의 화해의 이야기가 우리의 주변에서도 있는지 살펴 볼 일이다.
<시인·전북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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