累卵之危 누란지위

累 묶을 누(루):포개다, 층

卵 알 란(난):알, 기르다

之 갈 지:가다, ∼의(관형격조사)

危 위태할 위:위태하다, 두려워하다

풀이-높이 쌓아올린 알이 조금만 건드리거나 흔들려도 무너져서 깨지고 마는 상태로서 아주 조급하고 위험한 상태에 처해 있는 것을 말한다. '누란위기'라고도 한다.

유래- 전국시대, 위나라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범저(范雎)는 군주들 사이를 유세하며 다니면서 출세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유세가들 중의 한사람이었다. 처음에는 고향의 관리인 수가라는 자 밑에 들어가 말단 관리직에 있었으나,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여 옥에 갇히게 되었다. 탈출에 성공하여 이름을 장록(張祿)으로 고치고 장안평이라는 사람에게 가서 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진나라의 사신 왕계(王季)가 위나라에 왔다. 이때, 장안평이 곧장 진나라 사신이 묵고 있는 객사로 찾아가서 장록의 인물됨을 말하고 진나라로 갈 때, 장록을 데리고 가도록 천거했다. 사신은 두 사람을 데리고 진나라로 가서 왕에게 보고했다. "위나라에 장록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참으로 뛰어난 인물입니다. 그가 말하길 '진나라는 지금 알을 쌓아 둔 것보다 위험하다. 그러나 나를 얻으면 안전하게 될 수 있다. 이런 내용을 글로는 다 전할 수 없다.'고 하여 신이 함께 데리고 왔습니다." 장록, 즉 범저는 이렇게 하여 진나라에 채용되었다. 얼마 후에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여 원교근공책(遠交近攻策:먼 곳의 나라는 사귀고 가까운 곳의 나라는 공격하는 계략)을 아뢰어 진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웠다. 국가의 흥망이 인재 발탁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관한 교훈이다. 숨은 인재를 발탁해 등용하면 성공할 것이고, 주위의 친한 인물들만 등용하면 실패할 것이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한유(韓愈)도 "천리마는 항상 있지만 그를 알아볼 백락은 늘 있지 않다"라고 인재 식별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이 시대도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는 눈이 그리운 세상이다.

<시인·전북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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