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충북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물밑에서의 레이스는 시작됐다. 진보와 보수진영을 통틀어 줄잡아 10여명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기는 하지만 진보쪽에서는 김병우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 도종환 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김석현 칼빈대 교수, 박상필·장병학·하재성 교육의원을 비롯해 성기태 한국교통대 교수, 홍득표 인하대 교수, 강상무 청주외고교장, 홍순규 교육과학연구원장, 안재헌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물론 이들이 다 출마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됐거나 역대 교육감 선거사상 가장 많은 후보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후보난립현상은 이기용 현 교육감이 3선 연임제한에 걸려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무주공산이 된 충북교육감을 놓고 많은 교육계 인사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역설적으로 본다면 독보적인 후보가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절대강자가 있다면 자연스레 교통정리가 될 문제지만 지금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후보의 차별성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내년 교육감선거는 두가지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8년동안 충북교육계를 이끌어 왔던 이기용 교육감의 뒤를 잇는'포스트 이기용'이 누가 되느냐가 첫번째 관심사이며, 두번째로는 보수와 진보진영가운데 어느 진영에서 교육계 수장을 탄생시킬 지 여부다.

보수쪽 인사가 당선돼도 충북교육계로서는 8년만에 세대교체가 이뤄지기 때문에 당선자가 갖는 교육철학에 따라 교육정책의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진보진영에서 당선자가 나온다면 그 변화의 폭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누가돼도 충북교육의 변화는 불을 보듯 자명하다.

그렇다면 어떤 교육감을 뽑아야만 될까. 충북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당연한 총론에는 유권자들이 공감하면서도 막상 다수의 후보가 출마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어떤 후보를 골라야 하느냐는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는 난감해 하고 있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비슷한 경륜과 교육철학을 갖고 있어 후보의 선명성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후보의 교육철학, 경력, 연륜 등도 매우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지만 무엇보다 도덕성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 초 교육계를 떠들썩하게 한 장학사 선발비리를 둘러싼 충남교육감의 구속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철학과 뛰어난 행정능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돈을 밝히는, 이를 테면 도덕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교육감을 선택한다면 충북교육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선거까지는 아직 9개월여가 남아있다. 후보들의 면면을 잘 모르겠다고 외면하지 말고 지금부터 찬찬히 충북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이끌어갈 최적임자가 누구인지 꼼꼼이 살펴보는 것도 유권자의 의무다.



/김정호 부국장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