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4월 18일

술 소비가 지난해 2.43% 증가했다고 한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술 소비량은 317만㎘로 2005년 309만㎘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 음주 인구가 증가한데다 주 5일제 정착 등으로 술자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에서의 술 소비가 늘어 와인의 경우 지난해만 2만7000㎘가 팔렸다. 이는 2002년 보다 1.6배나 증가한 수치다. 막걸리도2002년 12만9000㎘, 2004년 16만2000㎘, 작년 16만9000㎘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술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도 대중주인 소주와 맥주의 소비량은 늘고 양주의 소비는 대체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도수가 약한 술을 마시려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술 문화는 변해야 한다. 소위 폭탄주 문화가 사라지지 않는한 술 소비는 줄지 않을 것이다.

똑같이 먹고 똑같이 취하자는 폭탄주는 일종의 군사 문화다. 군대에서는 상관이 먼저 한잔을 마시면 계급 순서대로 술을 마신다. 또 술을 마신후 잘 마셨다고 박수를 친다. 이같은 군사 문화는 일반인에게서 대학생들에게까지 전수되고 있다. 대학 신입생들이 과음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종종 본다.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1명당 마신 맥주는 79.79병, 소주는 72.42병, 위스키는 1.71병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는 저 정도는 마시지 않았다'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사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노약자나 성직자 등을 제외한다면 1명당 연간 먹는 술의 양은 훨씬 많을 것이다.

유럽에 가보면 우리나라처럼 폭주를 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둘이 혹은 서너명이 술집에서 맥주를 시켜 놓고 대화를 즐기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술을 마시는게 아니라 즐기는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집이던 음식점이던 우선 술을 마시는 것에 집중한다. 술잔에는 항상 술이 차야 하고 '원샷'이라고 하여 한번에 마셔야 한다.

술이 삶의 질을 높히는 좋은 음식일 수도 있고 삶을 망가지게 하는 독일 수도 있다. 술이 우리의 삶을 활기차게 하는 음식이 되기 위해서는 술 문화 부터 바꿔야 한다. 술잔을 돌리고 술을 강요하는 습관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할 악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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