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이 사이 형형색색 예술·낭만 넘실

높은 지대 집 빽빽하게 모여사는 달동네 <br>한국전쟁 직후 월북자들 정착하며 형성 <br>제빵왕 김탁구 등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 <br>청주시내 풍경 한눈엡 야경 명소 인기 <br>골목마다 소소한 일상 담긴 벽화로 가득 <Br>학생 체험학습장 활용·한옥마을도 조성

[충청일보 조무주 대기자]도시의 높은 지대에 집이 빽빽하게 모여 있는 가난한 동네를 '달동네'라고 부른다.

달동네는 주로 한국전쟁 이후 생겨났으며 평지에서 집을 지을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경사가 급한 산자락에 집을 짓고 정착하여 자연스럽게 탄생했다.

'달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마을'이라 하여 달동네라고 불렀다는 사람도 있고 '밤이면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달만 보인다'고 하여 달동네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

어떻든 경사진 곳에 집을 짓고 사는 동네를 일컫는 말이다.

가난의 상징이다.

청주에도 달동네가 있다.

상당구 수동 수암골이 그곳이다.

한국전쟁후 북에서 넘어 온 월북자들이 정착하면서 동네가 형성됐다.

경사진 산자락에 집을 짓게 되니 자연히 길이 꾸불꾸불하고 가파르다.

겨울철 연탄을 나르기 위해서는 일일이 손으로 들어 올려야 하니 여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골목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미로 속을 헤매기도 한다.

이러했던 달동네 수암골이 청주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골목길을 배경으로 영화 촬영이 진행되고 벽화가 그려지기 시작하면서 전국의 관광객들이 이를 보기 위해 몰려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드라마는 '제빵왕 김탁구'였다.

드라마가 방영될 때는 촬영지인 수암골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만큼 드라마도 큰 인기였다. '팔봉제빵점'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다.

'카인과 아벨', '영광의 재인'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수암골을 찾아가려면 우암초등학교 정문 앞을 지나 우암산 쪽으로 가는 것이 가장 찾기 쉬운 길이다.

도로를 말끔하게 포장해 올라가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다.

언덕을 오르면 팔봉제빵점과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삼충상회',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포장마차와 마주친다.

수암골이 인기를 모으는 것은 탁트인 전경 때문이기도 하다.

골목을 올라서면 청주시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암골은 1960~1970년대 풍경이지만 눈을 돌리면 아파트와 고층빌딩 숲이 보여 근대와 현대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골목길마다 그려진 벽화도 볼거리다.

2007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이 추진되어 충북 민족미술인협회와 민예총이 청주대, 서원대 학생들과 협력해 '추억의 골목여행'이라는 주제로 벽화를 그렸다.

이것이 수암골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벽화를 보면 아이들이 웃는 모습, 소나무, 연꽃과 무지개, 무용하는 아이들, 새들의 날아가는 모습 등 다양한 그림들이 벽면 여기저기에 어울려져 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팔봉제빵점 출입문을 밀고 들어서면 김탁구의 어린 시절 모습이 보인다.

빵이 벽면에 진열돼 있지만 소품들이다.

카운터에서는 단팥빵, 소보로, 크림빵 등이 팔린다.

삼충상회 담벼락의 '숨바꼭질'과 맞은편의 '꽃을 사랑하는 호랑이'.'먹보의 입속', '뚱보가족','발레리나' 등 다양한 벽화가 줄줄이 눈에 들어온다.

수암골은 울타리 없이 사는 집이 많아 이웃간 정도 많았다.

웃샘에서 지게로 물을 길어다 먹었고 아침이면 공동화장실에서 줄을 서서 일을 보던 마을이었다.

지금은 청주시가 소방도로를 개설했고 공중화장실 등 웬만한 기반시설을 마련, 살아가는데 불편이 없다.

더구나 카페와 식당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저녁이면 불야성을 이루어 도심 못지 않는 활기를 띤다.

수암골 내 예술인들은 최근 충북도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학생 문화예술 현장체험 학습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많은 학생들이 수암골에서 예술의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는 한옥마을도 조성되고 있다. 청주시는 수암골 7170㎡를 한옥 관광자원화 사업지구로 지정, 17동의 한옥을 짓고 있다.

한옥마을이 완공되면 또다른 볼거리가 될것으로 보인다.


▲ 한국전쟁후 피난민에 의해 조성된 수암골은 아직도 좁은 골목길로 차량 통행이 어려운 곳이 많다. © 편집부


▲ 청주의 대표적인 달동네 수암골에 아름다운 벽화가 그려지면서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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