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목표 관람객 수를 돌파하는 등 매우 고무된 분위기다. 하지만 행사 기간 열리고 있는 문화공연을 보면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0일 공연은 날씨 관계로 연초제조창 건물 안에서 진행됐다. 비 오는 날이 많아 야외 공연을 실내로 옮기는 일이 종종 있어 별 생각 없이 봤으나 이 날은 내 눈을 의심했다. 격렬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비보이 팀이 아무것도 없는 콘크리트 바닥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단단하다 못해 거친 바닥을 의식해서인지 헤드스핀 같은 고난이도 동작은 나오지 않았지만 프리즈 등 일부 자세를 잡을 때 흙먼지 날리는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팀원중 한 명은 "국제행사이고 외국인도 많은데 이런 무대는 좀 그렇다"고 귀뜸했다. 비엔날레 개막 초에는 예정돼 있던 연극을 날씨가 뜨거워 같은 장소로 옮겼는데 "배우들이 누워 연기하기도 하는데 이런 바닥에서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며 공연단체가 항의하기도 했다. 게다가 실내 무대는 뒤쪽에서 빛이 들어 관람객들은 햇빛이 강할 경우 공연자들의 실루엣만 볼 수 있다. 주최 측은 비보이의 경우 매트 같은 것을 깔아도 그게 움직이면 다칠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무대 변경은 전날 통보됐다고 한다. 그동안 보조장비 고정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애당초 야외공연을 계획했으면서도 더위나 우천시에 대한 대비는 거의 없었다. 행사가 진행되면서 대형 파라솔만 몇 개 설치했고 그마저도 바람이 세지면 치워야 했다. '잘 나가는' 행사에 초를 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제행사답게 공연자와 관람객 모두를 조금 더 배려했으면 한다.



/신홍균 사회·교육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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