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 김미혜ㆍ충북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김미혜ㆍ충북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요즘에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두 군데 있다고 한다. 하나는 대선 후보들의 선거 유세장이고 또 다른 한 곳은 대학입시설명회 장소라고 하는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수능 점수 발표가 난 후 술렁이는 소리가 가까이에서 혹은 멀리서 울려 퍼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살아가기 힘들다고 떠나는 이민 인구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교육이 원인인 경우가 아직까지 불멸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어느 사석에서 한국에서 잘 살아가기 위한 쌍기역 6가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오늘은 그 여섯 가지 쌍기역으로 시작되는 단어 중 첫 번째 쌍기역은 "꿈"이다. 말 그대로 미래에 대한 도전과 희망 그 자체이다. 다음으로는 "끼"가 그 두 번째 쌍기역이다. 같은 시간 같은 노력을 했을 때 끼를 타고난 사람을 따를 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듯 타고난 재능은 어쩔 수 없는 복이 아닌가 싶다. 공부를 타고났다면 공부를 해야 하고 사업가 기질을 타고 났다면 사업에 적성을 살려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앞세워보면 공부가 적성이 아닌데 학원과 과외에 많은 사교육비를 들이며 책상 앞에 묶여있는 그들에겐 살아가며 가장 심한 공부고문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에는 연예인 기질을 타고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엄마들이 손수 연기 학원이나 방송국 문턱을 넘나들며 자녀들의 타고난 재능을 살려주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기좋을 때도있다. 세 번째는 자존심을 고수하려는 강한 본능이라 할 수 있는 "깡"이다. 다소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황산벌 전투에서의 계백과 관창은 그야말로 그들의 깡을 여과없이 보여준 예가 아닐까? 가족까지 죽이는 비장한 각오로 싸움터에 나온 계백은 5천의 군사로 5만의 신라군과 싸워 번번이 승리를 이끌어 냈으며 마지막 전투에서 보여준 어린 관창의 기백이 목숨을 사리던 신라군의 사기를 진작시켜 승리로 이끌지 않았는가? 네 번째 쌍기역은 "꾀"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지혜를 의미하고 있다. 강압적으로 주입했던 지식과는 다르게 지혜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언제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는 것을 뜻한다. 다섯 번째가 "끈" 다시 말해서, 네트워크를 이야기 한다. 학연이나 지연도 있어야지 어디 가서 볼펜 한 자루라도 납품하고 동질감도 느끼는 사회이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가 "꼴" 즉, 외모이다. 굳이 주석을 달 수 없을 만큼 만연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면접을 보기 위해 결혼을 하기위해 지나친 경우에는 습관적으로 성형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위한 조건이 어디 이 여섯 가지 뿐 일까마는 여섯 개의 쌍기역을 모두 만족하면 달콤한 꿀맛 인생을 즐기고 이 중 세 가지 조건만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이 땅에서 살아가기에는 꽝이고 다섯 가지 조건이 모자라면 꽥 이란다. 가만히 듣다보면 그럴 듯하기도 하고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앞서 언급했던 여섯 가지의 쌍기역을 해석해 보면 목표를 가지고 꿈을 이루려 노력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즐기되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도 분간할 수 있음과 동시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긍심을 가지며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이 진정한 인생이라고 이야기 하는 듯하다. 그러고 보면 어떤 일을 선택하든 내가 좋아하는 일을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아름다움이야 주어진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가장 아름답지 않은가? 어릴 적 나에게 최선을 다해주던 내 어머니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답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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