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물결과 흰구름 마주보며 속삭이는 듯

산수리와 덕고개길은 충북과 대전의 경계선이 지나고 있는 어부동의 국사봉 산줄기가 북쪽 대청호를 향해 여인네의 치맛자락을 펼치 듯 낮게 길게 이어지며 멋진 호반을 만들어 놓고 있는 곳이다.

산수리길은 대청호를 바라보고 작은 골짜기들이 올망졸망하게 들어오고 나가며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호반길을 모두 걸어보기는 어렵다. 어부동 녹색체험마을에 차를 세우고 서쪽 가호리 방향 호반길을 살펴본 후 되돌아와 덕고개와 매산리 마을길로 차로 이동하며 호반길을 걸어 보며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 좋다.
▲ 매산리에서 바라본 대청호. 전형적인 내륙 바다로 한적함과 고요함이 묻어있다. © 편집부

어부동 농촌체험마을과 연꽃단지를 살펴본 후 산수리 열녀각이 있는 마을길을 따라 호반으로 향하면 대청호의 넓은 수면과 갈대들이 산수전망대로 가는 호반길을 슬그머니 감추어 놓고 있다.

나루터엔 한가한 모습의 작은 배들이 잔잔한 물결에 어슬렁거리듯 흔들리고 대청호의 수면과 흰구름이 마주보며 속삭이는 듯하다. 호반을 끼고 산자락을 밟는 걷기길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

▲ 어부동과 대청호. 옛날에 어부가 살아서 이름 붙여진 어부동은 한때 사람들이 북적거렸으나 지금은 조용함을 찾는 사람들이 주로 온다. © 편집부

산수리 서쪽 끝 전망 좋은 곳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서있는 작은 참나무에는 못보던 표식기가 달려있고 사람의 그림자 하나 없던 이곳에 발자국과 숨소리가 머물다간 흔적이 남아 있다.

생명의 호수 대청호! 이만하면 내륙의 바다라 할 수 있고 충청인의 젖줄이 되고 있으니 생명수라 할 것 같다.

수면을 건너 아득하게 보이는 가호리를 뒤로 하고 산수전망대에서 산길 흔적이 남아있는 능선을 따라가니 산수골 뒤 186봉을 지나 덕고개가 나오며 고갯마루에서 바라보는 산수골 마을과 대청호가 멋진 호반마을로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산수전망대가 자연풍광 그대로 좋다면 덕고개의 풍경은 마을과 호수가 잘 어울리는 경치가 좋은 곳이다. 대청호를 앞에 두고 작은 골짜기에 오목하게 들어 앉아있는 풍경 좋은 산수골 마을을 돌아보고 우측 산길을 넘어가면 멋지게 치장한 민묘들과 골짜기를 하나의 농장으로 만들어 놓은듯한 아름다운 풍광지역이 나온다.

산수골에서 농장지대를 지나 매산리 마름골 마을 뒤 황토길 언덕에서 바라보는 대청호와 샘봉산 방향의 풍경도 좋고 산길을 따라 호숫가에 갈 수도 있지만 언덕에서 돌아서는 것도 좋다.

언덕길을 되돌아 따라가니 571번 도로가 나오며 어부동 기념비가 있는 곳으로 이어진다.
▲ 덕고개에서 바라본 산수리와 대청호. 작은 골짜기들이 올망졸망하게 들어오고 나가는 형세다. © 편집부

한때는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오가던 어부동이지만 지금은 한가한 호반마을이다. 여름이면 어부동 녹색체험마을 앞에 만들어진 연꽃밭에서 다양한 연꽃들이 고운 꽃잎을 내미는 모습을 보며 잠시 쉬어가는 것 또한 괜찮은 재미다.

/글·사진=송태호 '청주삼백리'대표

걷기길 : 어부동 녹색체험마을→산수리 마을길, 열녀각→호반길→불무골길→전망 좋은 곳→능선길→186봉→덕고개 전망 좋은 곳→산수골 마을→산수골 고개→전망 좋은 농장→농로→ 마름골 마을 뒤 전망 좋은 언덕→571번 도로→어부동 녹색체험마을. 순환형 (4시간 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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