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역사·문화 어우러진 '청주의 명소'

[충청일보 조무주대기자]우암산(牛岩山)은 청주의 자랑이다.

소가 누워있는 모습이라 하여 와우산(臥牛山)이라고도 부른다. 해발 353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에 서면 청주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매일 수많은 시민들이 이 산을 오르고 정상에는 청주시가 설치한 각종 운동기구가 있어 건강을 다질 수 있다. 청주에 이같은 산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높지도 낮지도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등산하기 딱 좋은 산이다.

와우 즉 소가 누워있는 모습이라고는 하나 이를 정확하게 입증하기는 어렵다. 우암동 쪽으로 누운 것이라는 사람도 있고 금천동 쪽으로 누운 모습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어느쪽으로 누운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일부에서는 우암산을 와우산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펴는 모양이다. 그러나 지금 대부분의 시민들이 부르는 우암산이라는 명칭이 좋을 것이다.

우암산을 지나 상당산성까지 간다면 더없이 좋은 등산코스가 된다. 지난해 '우암산 걷기 길'도 탄생했다. 삼일공원~청주대학교~청주박물관을 거쳐 순환로를 걷는 1코스와 삼일공원~청주향교~광덕사~청주박물관에서 순환도로를 걷는 2코스도 있다. 행정안전부 주관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 공모 사업에 선정돼 우암산 걷기 길이 조성됐다.
▲ 우암산은 353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울창한 숲 등으로 등산하기 좋은 곳이어서 매일 많은 시민들이 찾는다. © 편집부


우암산은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에 속한다. 한남 금북정맥의 상령산 서쪽 줄기에 있다. 우암산을 지나 것대산~선도산~속리산~소백산~백두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암산에는 토성이 많다. 대부분 무너지고 유적이 사라졌지만 흙과 돌을 쌓은 흔적은 여기저기 발견된다. 상당산성보다 더 오래됐다는 우암산성도 있었는데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이를 체계적으로 발굴하여 성이 언제 어떻게 건설되고 사라졌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사찰 터도 여기저기 발견되고 있다.

청주시가 청주읍성을 복원하기 위해 성돌모우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우암산 서쪽에서 다량의 성돌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돌들은 현지조사를 거쳐 읍성을 복원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암산 자락에는 등산객들의 휴식처이자 목을 추길 수 있는 고씨샘도 있다. 사철 물이 떨어지지 않는 신비의 샘이다. 고씨샘은 이곳에 사냥을 하던 고씨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우암산 주변에는 국립청주박물관, 청주향교, 어린이회관, 명암저수지 등이 있다. 특히 우암산 산기슭에 자리잡은 삼일공원은 충북 출신 애국열사들의 동상이 한곳에 모여있어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학습장과 휴식처가 되고 있다. 민족대표 33인 중 충북 출신으로 이곳 삼일공원에 동상이 세워진 다섯 분은 의암 손병희 선생을 비롯 우당 권동진 선생, 청암 권병덕 선생, 동오 신홍식 선생, 은재 신석구 선생, 청오 정춘수 선생 등이다.

33인 중에 한명이었던 정춘수씨는 3·1운동 후 변절하여 민족지도자로서 자격을 잃었다. 이때문에 1996년 2월 8일 시민단체에 의해 정춘수 동상은 강제 철거됐다. 정춘수의 동상 철거는 당시 청주의 최대 이슈였다. 시민단체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철거하자는 것이었고 행정기관에서는 이를 막았다. 결국 사회단체 회원들이 밧줄로 동상을 묶어 넘어뜨려 철거한 것이다. 이곳에는 지금 햇불 조형물이 들어섰다.

삼일공원에는 광복 68주년을 맞아 충북도가 항일독립운동기념탑을 세웠다. 민족대표 5인은 물론 이름없이 스러져간 항일 독립 운동가의 숭고한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서다. 이 기념탑은 높이 14.4m, 가로 16.2m, 세로 7m로 탑신과 날개벽 그리고 7개의 동상이 있다.

취지문에는 충북의 독립유공자 513명의 성명을 모두 기록하고 있다. 청주의 상징 우암산 자락에 민족의 혼이 깃든 삼일공원이 있어 청주가 더욱 빛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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