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산이 보듬은 아름다운 풍광에 탄성이 절로

대청호와 둘레산길 신곡리길은 보은 회남면에서 회남대교를 건너 대전으로 가는 571번 도로에서 대청호의 풍광을 바라보며 시작한다.한 때는 대청호 150리라며 대청댐과 회남대교 까지 대청호로 잘못 소개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청댐에서 옥천 둔주봉 앞까지 대청호 500리로 인식되고 있다.

청주를 떠나 피반령을 넘고 회인천을 따라가니 넓은 대청호의 수면이 펼쳐진다. 571번 도로와 문의에서 넘어온 염티길이 만나는 남대문교를 건너 도로 옆에 있는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물가에서 서성거리고 대청호와 회남 국사봉, 분저리 방향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이 좋다.

▲ 신곡리 뒷골마을. 산비탈에 자리한 평화로운 마을이다. © 편집부

신곡리는 본래 회인군 서면 지역으로 우암 송시열의 영정을 봉안한 홍인사가 있어 영당 또는 신읍 홍인리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후곡리, 양중지리의 각 일부를 묶고 신읍과 후곡의 이름을 따서 신곡리로 하고 회남면에 편입됐다.

1980년 대청댐 준공과 함께 수몰돼 신곡리에 있던 면사무소, 회남초등학교, 농협 등을 거교리로 이전하고 마을은 대부분 물에 잠겼다.571번 도로를 따라가자 도로 옆에 있는 신곡리 뒷골마을이 보여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본다. 마을 뒤로 작은 산줄기가 대청호로 이어지고 산비탈에 걸터앉은 모습이지만 평화로운 마을로 보인다.

골목길 담벼락에 서있는 감나무에는 알도 작은 뾰주리감이 주렁주렁 달려 가을 정취 속에 노란색으로 물들어가고, 수확을 앞둔 들깨밭을 지나니 들깨 향기가 은은히 풍겨온다.

서낭당 고개에서 밭길을 따라 고개 갈림길에 올라서니 지도에만 있고 사람은 살지 않는 어성리가 나온다. 대청호로 향하는 산줄기를 따라가자 산소 관리를 위해 주변 나무를 제거해 전망이 매우 좋은 곳이 나타나고 충북과 대전의 경계선이 지나가는 어부동 국사봉, 산줄기들이 대청호로 스며들며 멋진 호반풍광을 보여준다.
▲ 대청호의 가을풍경. 노랗고 붉은 단풍잎이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 편집부

대청호가 휘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전망대로 만들고 싶은 242봉을 지나 산길을 내려서니 회남대교가 나타나며 대청호가 기다리고 있다. 회남대교에서 상류방향으로 사람이 살지 않는 사탄리와 송포리 산줄기가 이어지고 멀리 방아실 마을 뒷산인 꽃봉이 보인다. 일제강점기 시절 이곳 언저리에 댐건설 계획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신곡리 뒷골마을로 되돌아가는 571번 도로 호반길에서 대청호의 시원한 풍광을 마음껏 즐겨 볼 수 있다. 양중지 마을 앞에서 많은 강태공들을 만날 수 있고 양지공원 호반에서 대청호 물을 만져 보며 호반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호수를 건너 분저실 방향 산들이 가을색으로 파란하늘 아래 상쾌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뒷골로 가는 내내 대청호가 옆에서 함께 가고 있어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가는 걷기길을 만들면 대청호의 좋은 걷기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글·사진=송태호 '청주삼백리'대표

걷기길 : 보은 회남 571번 도로 호반주차장→신곡리 뒷골 마을→뒷골 마을 뒤 서낭당 고개→밭길→고개 갈림길→민묘, 전망 좋은 곳→능선길→242봉 정상→182봉→회남대교→571번 도로 호반길→양중지 마을→양지공원 호반길→뒷골마을→호반주차장. 순환형(약 4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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