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4월 19일


미국 사상 최악의 총격사건인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이 한국계 학생이라데 충격을 감출 수 없다.

한때 중국계로 알려져 안심을 하던 교포들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la폭동을 겪은 한인 교포들과 10만명에 이르는 유학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 불어닥칠 파장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자칫 인종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미 역사상 최대 테러 사건인 9·11 때는 이슬람계 사람들이 곤혹을 치뤘다. 이제는 한국인들이 똑같은 대접을 받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보복 등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버지니아공대에는 현재 500여명의 유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이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시급하다.

일부 학생들은 귀국을 검토하고 있는 모양이다. 귀국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스스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유학생회도 대책을 숙의 하고 있다고 한다. 우선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가능하다면 학교를 당분간이라도 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워싱턴 한인회를 비롯한 재미교포 단체들도 비상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번 사건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이라는게 뚜렷한 것이 없어 더욱 답답한 심정일 것이다.

한미 fta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미 행정부가 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이같은 일이 터져 압력이 더욱 거세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 의회도 쉽게 fta를 통과 시켜줄 것 같지가 않다.

올 연말 협의를 앞둔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비자 면제는 오랫동안 우리 정부가 미국에 요구해 온 사항인데 이번 사건이 이 문제에 걸림돌이 될 것 같다.

대미 수출은 당장 큰 영향이 없겠지만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상품 구매에는 미온적일 수 있다. 어떻든 이번 일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재미 교포들은 물론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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