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행하고 있는 예의는 감각적인 예의와 형식적인 예의로 구분할 수 있다. 감각적인 예의는 언제 어디서나 스스로 행하여지는 뿌리가 있는 예(禮)를 말하는 것이며, 형식적인 예(禮)는 마지못해 하는 예의로 과시적이거나 굴욕적인 예(禮)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는 법(法)에 의해서 집행되는 구속력이나 강제성을 떠나 자율적으로 본의에서 우러나오는 참다운 도덕적인 양식에서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는 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禮)는 특수한 교육과정에서 절차와 순서에 의해 공식된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스스로 일깨우고 언제나 손쉽게 실천하는 것이 예(禮)의 기본이며 인간으로서의 인간된 도리를 다 할 수 있는 정의로운 삶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참된 인간의 기본이 예(禮)라고 한다면 모르고 넘어가는 예(禮)는 얼마든지 용서할 수 있지만 알면서도 체벌 없는 규범으로 생각하고 소홀히 여긴다면 이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쟁이 보다 더 용서할 수 없고 아는 것이 모르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누구를 만나든 통상적으로 하는 인사는 바로 예절의 기본이고 인사(人事)란 사람 인(人)자와 일사(事)자로 인간이면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반가움과 상대의 안녕을 표하는 인사(人事)는 많이 한다고 별다른 밑천 들이는 것도 아니고 절대로 손해 보는 일도 없다. 인사 잘한다고 남에게 욕먹는 일이나 뺨 맞는 일은 절대로 없고 직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먼저 보는 쪽에서 반가운 마음으로 상냥하게 인사한다면 인사를 하는 쪽이나 받는 쪽에서도 밝은 하루가 될 것이고 보이지 않는 감사의 정겨움에서 서로의 상대방을 존경하고 믿음이 가는 훈훈한 인정이 살아 숨 쉬는 하나의 참된 생활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공동체 속의 인생살이는 자기 혼자 제아무리 잘나고 똑똑해도 자기 관리를 못하고 예(禮)에 어긋나는 행동은 주위를 어지럽게 만들고 여러 사람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으로 그것은 혼자만의 천하대장군 일뿐 색다른 존재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불쌍한 인간으로 자기 혼자만의 기분에 도취되어 살아가는 것으로 길이 없는 삶이라고 볼 수 있다.


예(禮)라는 것은 스스로 자기를 아름답게 할 수 있는 자기관리의 한 방편이며 사회생활을 하는 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지는 대인관계를 원만히 소화할 수 있는 참된 인간으로서의 출발 신호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람은 언제나 감사할 줄 알아야 하고 믿음과 신뢰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많은 재물을 얻게 되어도 항상 가난할 뿐이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가진 사람은 언제나 자신과 이웃을 스스로 고귀하게 만들 수 있다.



/윤한솔 홍익불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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