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17일 전날 공개된 'bbk동영상'을 재차 언급하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캠프에서는 'bbk 동영상' 공개로 민심이 이회창 후보쪽으로 'u턴'하면서 선거 막판 대역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동영상 공개를 자신들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후보는 이날 녹화한 방송연설에서 "bbk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던 이명박 후보의 말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면서 "bbk에 문제가 있으면 당선이 되더라도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을 한 만큼 국민 앞에 사죄를 하고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되자마자 물러나는 사상초유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고 경제는 회복되기 어려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캠프는 이 후보가 'bbk 특검법' 수용 의사를 밝힌 것은 위기국면 돌파를 위한 '꼼수'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특히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의 재수사 검토 지시를 거부하고 특검을 수용한 데 대해서는 '노명박'(노무현+이명박) 연대 의혹을 더욱 강하게제기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혜연 캠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검찰의 특검 수용은 bbk 수사결과가 '짜맞추기 편파 수사'였음을 자인한 것"이라며 "이로써 '부패.위장 보수' 이명박 후보와 무능한 노무현 정권이 뒷거래를 했다는 이른바 '노명박' 야합 의혹은 더욱 설득력을얻게 됐다"고 언급하고, 이 후보 사퇴와 노 대통령 사과, 검찰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성명에서 "'bbk 동영상' 공개 이후 전개되는 일련의 상황은 노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가 긴밀한 공조 하에 대선을 치르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이 후보는 특검 수용을 통해 시간을 벌면서 선거를 치르면 그만이라는 것이고, 노 대통령을 공격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노명박' 체제의 존재를 감추려고 시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팀장은 앞서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 "'bbk 동영상'공개 이후 민심이 더 (이회창 후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오늘과 내일 대약진을 할 것이다. 막판 대역전극을 기대해달라"며 'bbk 동영상'으로 인한 반사 이익의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이회창 후보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4일 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자택을 찾아갔었다는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은 캠프가 박 전 대표에대한 구애의 행보를 이어갔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 지지를 철회하고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루머'를 적극 활용하려는 행간이 읽혀졌다.

강삼재 팀장은 라디오에서 "(박 전 대표를) 사랑하니까 (찾아갔다). 이제 정말 한 번 도와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 박찬종 전 의원은 "이명박 후보는 bbk사건으로 특검 수사를 받게 돼 장기징역형이 예견되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만큼, 박 전 대표는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이명박 지지'를 철회하고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해달라"는내용의 글을 이날 오후 박 전 대표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파랑새단 회원들은 이날 밤 삼성동 박 전 대표의 자택을 찾아 이명박 후보 지지 철회를 촉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