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우리의 한반도를 화려한 금수강산이라고 하였고 산 좋고 물 좋은 이곳을 신선(神仙)이 살던 곳으로 예의가 바르고 윗사람을 공경할 줄 알며 곤경에 처한 이웃을 돌볼 줄 아는 따뜻한 마음과 밝고 하얀 것을 즐기는 것으로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오늘의 금수강산은 갈기갈기 찢기고 허물어져 상처투성이가 되었으며 민심(民心)이 야박해져 크고 작은 범죄가 꼬리를 물고 복잡한 거리에는 휘황찬란한 컬러시대가 되어 백의민족(白衣民族)의 뿌리자체가 사라지고 말았다.

한반도의 화려한 산천은 어디를 가 봐도 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으며 아름다운 산천 이곳저곳이 개발을 이유로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움푹움푹 파여 비만 오면 흙과 돌멩이가 죽탕으로 변해 농경지와 민가를 덮쳐 많은 사상자(死傷者)와 함께 인근 주민들의 생활터전을 망쳐놓는 사례가 종종 있다.

머지않았던 시절 “믿어주세요”라는 정권아래서 아직까지는 귀족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골프장 허가를 전국 각지에 엄청나게 허가해 준 일이 있다. 골프장은 일반 스포츠 경기장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18홀의 골프장 하나가 건립되려면 엄청난 자연이 파괴되어야 하고 여기에 소요되는 공사비 또한 중소규모의 생산 공장을 50-60개쯤은 건립하고도 남을 정도의 돈이 투입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골프장이다. 우리나라에는 야산이 그렇게 많지 않아 골프장 시설을 할 수 있는 입지적인 조건이 다른 외국에 비해 악조건에 처해있으며 이것을 호조건으로 연결되려면 당연히 많은 공사비가 소요되기 마련이다.

미국이나 호주 같은 나라는 광활한 대지위에 골프장 시설을 할 수 있는 입지적인 조건이 자연을 이용하여 쉽게 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우리와 같은 18홀 코스를 건립하게 되어도 그들은 우리보다 모든 자연파괴와 공사비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지 공간(大地空間)도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다. 산을 까뭉개고 비탈길에는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도로를 만들어야 하는 것으로 자연이 심각할 정도로 파괴되어야 하지만 미국이나 호주 같은 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자연을 그대로 살리면서 약간만 손질하면 훌륭한 골프장을 만들 수 있는 지형적인 조건이 되어있다.

사실상 우리나라에는 지형적인 조건에서 골프장 건립은 많은 공사비와 엄청난 자연이 파괴되는 것으로 이러한 골프장 건립문제는 관계부처와 함께 충분한 환경평가와 검토가 되어야겠지만 “믿어주세요”의 정권에서 쏟아진 골프장 신설허가는 마구잡이식의 허가를 난발하다 보니 엄청난 자연이 훼손되어 돌이킬 수 없는 자연 파괴의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골프장만 만들었다 하면 떼돈 번다는 소리에 너도나도 골프장 건설에 뛰어들어 막상 공사를 착수하고 보니 손에 쥔 돈으로는 총공사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고 보니 어쩔 수 없이 공사를 중단해야만 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이곳저곳의 산천을 보기에도 흉하게 파헤쳐놓고는 몇 년째 그대로 방치해 두고 보니 비만 오면 산사태가 발생하여 인근 농경지를 황토 흙으로 뒤덮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윤한솔 홍익불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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