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OOO학교, OOO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이것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받게 되는 학교 전화응대 상황이다. 충북교육청 산하 모든 학교에서는 전화응대 예절을 준수해 학부모 교육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2011년 충북교육청이 학교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多행복한학교'를 시범 운영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당시 충북교육청은 '多행복한학교' TF팀을 구성, 학교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최근 충북교육청은 인사를 할 때도"안녕하십니까?" 대신에 "사랑합니다"를 사용하도록 권장해 정착되고 있는 편이다.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이 사랑을 가볍게 여기고 진정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있다. 사랑을 꼭 말로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그것은 사랑의 표현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의 넋두리로 여겨도 될 만하다. 사랑이라는 말보다 아름답고 숭고한 말도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악한 사람도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마음 속에서 북받쳐 오르는 행복한 감정을 억제하기란 쉽지 않다. 장영희 교수는 자신의 에세이 '사랑합니다'에서 "사랑해요. 아,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그러나 또 얼마나 하기 어려운 말인가. 날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살면서도 나는 이제껏 한 번도 그 누구에겐가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탄식한다. 그는 계속해 '사랑하다(love)'와 '살다(live)'라는 동사의 어원은 같은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살아가는 일은 사랑하는 일의 연속으로 인식해 살아가는 일에서 사랑하는 일을 뺀다면 삶은 허망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미국 심리학자 스턴버그는 세모꼴 이론에서 사랑은 친밀감, 열정, 헌신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봤다. 친밀감은 사랑의 정서적 요소로서 가깝게 느끼는 감정이다.

열정은 사랑의 동기유발적 요소로, 남녀 간 사랑에 존재한다. 헌신은 인지적 요소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약속이며 책임감이다. 따라서 진정한 사랑이란 이 세 가지 요소가 모두 존재할 때 가능한 것으로 인식했다. 사랑은 항상 우리 주변을 서성이며 아련한 추억으로, 때로는 가슴 두근거림으로 소리 없이 다가온다. 이런 사랑의 감정은 시나브로 다가와 황폐한 가슴에 생기를 불어넣거나 마음을 긁어 파서 뒤집어 놓고야 만다. 그것은 죽음의 한계를 초월하거나 사람을 변화시키며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

우리는 사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자신은 물론 타인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이 있다. 그들은 남을 비방하기 좋아하고 중상모략을 일삼기 일쑤다. 각박한 현실에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사랑이라는 말 한 마디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틀림 없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사랑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라도 남기고 세상을 떠날 수 있다면 그의 삶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국 세광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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