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 12월에 다다랐다. 어찌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흐르는가. 특히 올해는 7월부터 라이온스협회 충북지구(District 356-D)의 책임을 맡아 동분서주 하다 보니 어느새 1년 임기 전반기가 다 끝나간다. 요일도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국내외 라이온스 봉사현장에 참여하느라 영일 없이 지나온 날들. 과연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가? 내가 '지구총재'라는 직책을 맡고 있어서 지구에 조그만 변화가 있었는가? 라이온스 이름으로 봉사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줘 왔는가? 지역에 대해 제대로 섬김과 나눔의 도리를 해 왔는가? 얼마 전 타계하신 김낙형 전 총재님을 비롯한 선배들의 권유에 의해 지구총재로 나섰을 때는 시간도 금전도 쉽지 않았고, 소속클럽에도 부담스러웠지만, 일단 하기로 했으니 1년 임기 동안 라이온스 멤버들에게 용기를 주고 봉사에 대한 자부심을 일깨우고 싶었다. '참여, 열정, 긍지'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지구총재 이름 내는 사업은 지양하고, 개별 클럽들이 효과적인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본으로 돌아가 봉사역량 강화를 실천과제로 정하고, 멤버확충과 기금확보를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삼았다. 멤버확충의 핵심은 신입회원 영입과 탈회방지인데, 가장 필요한 것이 라이온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봉사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취임하자마자 '총재특강'이라는 이름으로 뜨거운 7∼8월 9개 지역(Region)을 방문해 라이온스 활동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강연하고 위로했다.

또 전국 최초로 모바일 지구 홈페이지를 만들어 휴대폰으로 아무 데서나 볼 수 있게 하고, 다른 이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라이온스 소개 브로슈어를 대량 제작·배포하고, 라이온 간 소통을 위해 '밴드'를 활용토록 했다.

처음 98개였던 클럽이 3개 늘어 101개가 되고, 멤버도 150명 쯤 늘고, 인식도 제법 높아지는 것 같다. 라이온스 활동에서 중요한 물적 역량이 LCIF 기금이다. 국제라이온스협회재단 기금인데, 1968년도 설립 이래 전 세계적으로 8억70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 재난구호, 시력보호, 청소년 사업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매년 30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하며, 한국의 8만 라이온들이 1/10 정도를 모금한다. 지난 필리핀 태풍 피해자 구호를 위해 한국 라이온들이 30만 달러의 LCIF 기금을 지정 기탁했다. 여기에 지난 4개월여 동안 3600여 충북 라이온들이 13만 달러 이상을 모금하니 1인당 38.4달러로서, 전국 21개 지구 중 가장 많은 기금을 갹출한 바 있다.

개별 라이온스클럽은 지역실정과 클럽특성에 따라 연탄봉사, 김장봉사, 복지시설 봉사, 의료봉사, 아름다운 산 가꾸기, 도랑 살리기, 해비타트 운동 등 다양한 지역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적십자의 '희망풍차', 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에 많은 라이온들이 참여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다. 경찰청의 '착한운전 마일리지', 농협과 지역농축산물 팔아주기, 교육청과 청소년 선도 및 평화포스터 경시대회, 환경연합과 환경보호 캠페인 등 다양한 분야에 동참해서 지역을 섬기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런 충북 라이온들의 노력에 대한 중간평가로서, 지난 11.9.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2차 라이온스 동남아대회 중 충북지구가 한국대표로 나간 봉사활동발표대회에서 당당 1위의 쾌거를 거뒀다. 또한 1·4분기 봉사실적에 대해 전 세계 751개 지구 중 30개 지구만 받는 금상을 받기도 했다. 이는 충북 라이온들의 땀 흘림에 대한 자그마한 보답이다. 칭찬받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

단순한 사교단체가 아닌 봉사단체의 일원으로서, 시간과 재물과 재능을 가지고 지역을 섬긴 결과다. 이런 것들이 라이온 된 자부심을 일깨워준다. 이런 이들과 함께 함에 어찌 기쁨과 보람이 없겠는가. 나의 지난 반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손, 지역과 나라를 위해 땀 흘리는 라이온들과 함께 한 시간은 일생 중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유재풍 법무법인 청주로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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