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현연구관(국립중앙과학관)
![]() |
| ▲명절을 맞아 부녀자들이 널뛰기를 즐기고 있다. |
우리 겨레는 정월 초하루, 정월 대보름, 단오, 한가위와 같은 큰 명절에는 이웃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많은 놀이를 하였다. 명절만큼은 평소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여자들에게도 마음껏 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였다. 널뛰기도 전통 놀이 가운데 하나로 젊은 여자들이 어울려 길고 두툼한 널판에 가마니나 짚더미를 가운데 고여 놓고 양쪽에 한사람씩 올라 마주보며 뛰며 궁그르는 놀이이다.
널뛰기는 논판희, 판무 등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고려시대 여성이 기마나 격구같은 운동을 즐기던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널뛰기의 유래는 문 밖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여자들이 담넘어 바깥 세상을 보기 위해 만든 놀이라고도 한다.
널을 뛰는 데는 서로 몸무게가 비슷한 사람끼리 하여야 균형을 이루어 잘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널이 잘 뛸 수 없다. 널의 받침대로부터 같은 거리에서 널을 뛸 때 몸무게가 무거운 사람보다 가벼운 사람이 더 높이 올라간다. 몸무게가 같은 사람이 널을 뛰면 받침대에서 먼 사람이 더 높이 올라간다. 몸무게가 다른 사람이 같은 높이로 뛰려면, 무거운 사람이 앞쪽으로 나서거나, 가운데 고인 가마니(받침대)를 무거운 사람 쪽으로 옮겨 무게중심을 잡고서 시작해야 한다. 널뛰기는 힘의 방향을 반대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 원리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서로 마주보고 한사람이 몸무게를 실어 뛰었다가 내려디디는 힘의 반동으로 반대편의 널 올라가고 이때 반대편 사람이 그 힘을 이용해 뛰면 상당한 높이까지 오를 수 있게 된다. 이 힘의 순간을 잘 포착하면 몇 자 높이까지도 오르를 수 있다.
색동옷, 휘날리는 치마자락과 고름은 눈에 보기에 그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지렛대 원리(lever rule)를 응용한 힘의 균형과 중력가속도를 이용한 놀이로 순발력과 평형감각을 유지하고 운동량이 많아 다리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서 우리 선조들의 체육과학슬기를 찾아 볼 수 있다.

윤용현 연구관(국립중앙과학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