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은 가진 자들만이 휘젖고 다니는 가진 자의 천국(天國)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가진 자는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이 땅을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고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무식한 부자보다는 건강한 서민으로 돌아갈 올바른 가치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진 자들이 부(富)를 축적하게 된 뒤에는 누군가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가깝게는 부모형제, 사회동료 아니면 시대변천 과정에서 오는 행운의 돈다발을 안았거나 굵직한 자리를 지키면서 여러 사람을 괴롭혀 거출한 것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는 이러한 과거사를 가지고 콩이야 팥이야 하고 논쟁이나 벌이고 있을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슴은 너무나 차가워졌고 남을 신뢰하는 믿음의 정서(情緖)가 매말라 버린 지가 오래 되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아끼고 절약하며 어려운 이웃을 한번쯤 챙겨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인간 세상만사가 마음먹기 달렸다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에게는 배고픈 과거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배고픈 과거의 전천후(全天候)를 다시 겪어서는 안 된다. 언제나 우리 것을 소중히 생각하고 아낄 줄 아는 마음의 자세가 되어야 하며 우리에게 주어지는 양식(糧食)들이 얼마나 고귀한 생명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지금과 같이 풍요로운 생활문화가 전개되리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정말 잘못된 위험한 생각이다. 우리는 많은 노력에 앞서 절약과 검소한 생활습관을 뿌리박아야 한다. 지금 우리들이 직면하고 있는 이 나라 경제가 부유한 선진국 살림살이는 아니지만 국민 모두의 생활 모습은 어느 나라 어떤 부자 보다 더 없는 풍요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는 쉽게 볼 때 안개 속을 맴도는 거품 경제라고 봐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토록 호화판으로 사치스러운 보신 관광(補身觀光)이나 즐기고 다닐 그런 한가한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크게는 국가경제가 활발해야 개인의 생활도 윤택해 질 수가 있고 진행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보람 있는 소득(所得)으로 남게 되겠지만 남의 돈 빌려서 먹고 즐기고 보자는 잘못된 먹을거리 풍토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지금처럼 계획 없는 낭비적인 생활문화가 지속된다면 우리 모두의 앞날은 낙관(樂觀)할 수 없는 무서운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고통에 행로는 또 다시 펼쳐지게 될 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날처럼·····.



/윤한솔 홍익불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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