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소복 내린 하얀눈
사뿐사뿐 소통 발걸음

빙어낚시·썰매타기 등 겨울체험장 유명

정지용·육영수 생가 문화답사 코스 일품

얼어붙은 호수 위 아름다운 풍경 펼쳐져

대청호의 오지마을 오대리의 겨울은 섬처럼 고립된 마을로 얼어붙은 대청호를 건너야 다가갈 수 있다.

2014년 올 겨울은 아직 얼지 않아 배를 타고 건널 수 있다.

오대리 마을은 옥천읍 교동에 있는 정지용 생가와 육영수 생가를 돌아보고 석탄리 안터마을을 거처 오대리 마을을 살펴보는 생태문화 답사코스로 좋은 곳이다.

대청호의 아름다운 호반마을, 해마다 빙어낚시와 썰매타기를 즐기는 안터마을은 겨울문화체험장으로 널리 알려진 마을로 지형적으로 옥천읍에 가까우나 행정구역상 동이면으로 돼 있다.

대청호 500리길을 조성하며 세운 안내판이 사람들의 출입이 어려운 곳으로 표시돼 있는데 마을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엉뚱한 곳에 세워 놓았다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옥천군에서 안터마을 생태습지를 활용하는 생태문화센터를 만들 계획이라 기대가 되는 곳이다. 벌써 해가 바뀌었지만 지난해 1월 얼어붙은 대청호 호반을 보며 안터 마을길을 따라가니 넓은 호수가 하얀 설원으로 펼쳐지고 호수 건너 참이슬봉 산줄기가 길게 이어지며 반대편으로 오대리 오류골 마을이 보였다.
▲ 멀리 오대리 마을이 보인다. 마을 이름은 오류골이다 1년전 10여 가구만 살았었다. © 편집부


빙판으로 변한 호수를 조심스럽게 건너가며 바라보는 둔주봉 방향으로 대청호가 휘돌아 사행(蛇行)을 하며 만들어 놓은 풍광이 아름답게 보인다. 오대리 사람들은 겨울이 되면 얼어붙은 대청호를 긴 장대를 들고 오가며 바깥세상과 소통을 하고 있다.

긴 장대를 들고다니는 건 얼음 위를 걷다 얼음이 깨지면 장대로 얼음과 얼음 사이를 지탱, 물에 빠져 익사하는 것을 방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위험하기도한 이런 모습이 안타까워 충청북도와 수자원공사에서 수륙양용선 4대를 도입, 대청호 오지마을에 지원을 한다고 한다.

겨울바람이 찬 얼어붙은 대청호를 건너 앙상한 줄기만 남겨놓은 옥수수밭 사이로 난 마을길을 따라 오류골 마을로 향하니 옥천읍과 가깝게 있지만 대청호가 가로막아 옥천읍에서 멀기만 한 오지마을처럼 한산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 ▲오대리 눈 덮인 길을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다는 오지마을이다. © 편집부


빈집처럼 보이는 마당에서 나무 자르는 소리가 들려 인사를 하고 들어가자 도시에서 살다가 얼마 전에 고향마을로 돌아왔다는 김용재 씨(63)가 왠 사람들인가 하는 궁금한 눈초리로 바라보다 반갑게 맞이했다.

그에게 마을이야기와 대청호가 만들어지기 전 호수 건너 취수탑 앞으로 보은 옥천을 오가던 37번 국도가 지나가던 곳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지난해 1월 찾아갔을 때 11가구 20여 명이 살고 있는 조용한 오류골에 '청주삼백리'회원들이 들어와 잠시 소란을 피우니 사람 사는 동네 같다며 함께 웃어본다.

대청호반의 오대리 마을, 겨울에는 하얀 눈 속에 파묻혀 봄을 기다리고, 봄에는 갈수기에 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나며 물고기들이 뛰어오르고, 여름에는 물이 차오르며 섬처럼 보이고, 가을단풍이 잔잔한 수면을 따라 아름답게 피어나는 평화롭고 아담한 오지마을이다.<끝>


▲ ▲오대리 마을로 들어가는 길. 얼음이 얼면 그 얼음을 밟고 5분 정도 가야한다. © 편집부

△걷기길: 옥천군 동이면 석탄리 안터마을→오대리 선착장→오대리마을. 순환형 걷기길(4시간 소요)

/송태호 '청주삼백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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