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에게도 그러하지만 국가도 기운 혹은 기세가 있는 것 같다. 기운이 좋고 기세가 뻗을 때는 매사가 순탄하고 장애물을 만나도 거뜬히 넘어가게 되나 그렇지 못할 때는 하는 일마다 꼬이고 막히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금 국운이 뻗어오르는 시기에 있다고들 한다. 여러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사회 각계각층의 발전이 참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경제만 봐도 알 수 있고,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것과 한류문화가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것을 보면 더 분명해진다.

특히 교육은 어느 나라도 흉내낼 수 없는 지경까지 그 수준이 올라가 있어 경이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Foreign Policy란 잡지도 우리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어 이런 것들을 객관적인 평가로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제부터가 문제다. 그 명성에 걸맞은 우리의 노력이 뒷받침 될 때에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와 국민들의 역량을 하나로 묶어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게 할 지도력이며, 그것은 교육을 바탕으로 한 비전제시가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 '비전 없는 백성은 망한다'고 석현들은 수없이 지적하였다. 이들이 말하는 비전은 무엇인가? 첫째는 길 없는 시대에 길을 찾아 선포하는 것이고, 둘째는 좌절과 절망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깃발을 올려주는 것이며, 셋째는 분열과 다툼이 있는 자리에 밝은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한마음이 되게 하여 주는 것이라 한다. 같은 바다, 같은 파도이지만 돛에 따라 동쪽으로 가기도 하고 서쪽으로 가기도 한다. 사람의 삶 역시 마찬가지이다.

같은 환경과 조건에서 살아도 그 사람이 품고 있는 꿈과 희망에 따라 성공하는 삶이 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영혼의 돛이 우리를 희망의 미래로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되고 비전을 성취하여 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지도자는 국민이 그들의 인생을 기꺼이 걸 수 있는 비전을 심어주는 일에 골몰해야 한다. 인간은 밥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꿈과 희망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지도자들은 이 사실을 잊은 채 국민들에게 밥만 먹이면 되는 줄 알고 있어서 꿈과 비전을 먹이는 일에 소홀히 하고 있다. 밥은 많이 먹어서 배는 부른데 꿈이 고프고 사랑이 고프고 희망이 고파서 비틀대고 있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소복히 눈 쌓인 길을 걷는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을 처음 걸을 때는 백범 김구 선생이 남긴 글귀가 떠오른다. "함부로 걷지 말라. 그대가 남긴 발자취를 뒤따르는 사람들이 밟고 따라온다." 지도자가 걷는 길은 뒤에 오는 자들이 바라볼 이정표이며 꿈이고 희망이어서 그들의 비전이 되는 것이다. 새해에는 더 똑바로 걷고 싶다. 청마처럼 거침없이 자신 있게 질주하고 싶다. 우리 학생들이 그 모습을 보며 큰 꿈과 희망을 품고 환하게 웃었으면 좋겠다. 자기의 삶이 나의 뒷모습에서 결정되었다고 말해 주면 더 좋겠다.



/이진영 매포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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